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의 수정안이 익산시가 추진하는 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조성 계획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의료과학산업의 메카로 기대를 모았던'익산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가 정부의 '세종시 특혜'에 밀려'속빈강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익산시에 따르면, 함열읍 다송리 일원에 33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49만㎡(15만평) 규모의 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를 오는 2010년까지 조성한 계획으로 지난 6월4일 첫삽을 떴다.
이곳에는 방사선분야 핵심기관인 방사선영상기술센터(부지 13,222㎡, 건물면적 990㎡)도 9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2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시는 이 의료과학산단에 엑스선의료기를 비롯한 광학소자, 식품, 생물 산업, 우주·항공, 반도체 분야 등 활용도와 부가가치가 높은 방사선영상 관련분야의 산업을 육성해 창업과 보육, 기업이전을 활성화해 방사선영상산업분야의 중심지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하지만 익산시의 이 같은 의료 메카의 계획은 정부의 '세종시 첨단의료복합단지화'란 복병을 만나면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익산시가 앞으로 종합의료과학산단에 입주시켜야하는 국내 굴지의 의료기관이나 기업 등을 정부가 세종시에 파격적으로 밀어주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정부 안팎과 언론보도 등에서 흘러나오는 세종시 수정안 내용을 종합해 살펴보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이미 올해 초 의료사업전문 개발업체 BMC를 통해 미국 투자회사인 CCI와 세종시에 의료과학그린시티를 조성하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또한, 정부는 세종시를 서울대병원이나 외국계 의료기관 등을 유치해 의료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도 세종시에 가칭 '국제과학비즈니스 캠퍼스'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내년에 약대의 설립 인가가 나면 이 단과대를 세종시에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민관위원회는 지난 23일 2차 회의를 통해 국제백신연구소의 세종시 입주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암 치료 등 의학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중이온가속기도 의료산단을 추진하는 모든 지자체가 탐내는 연구시설이었지만 최근 세종시 내에 건립이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G생명과학과 삼성전자 바이오시밀러(단백질이나 호르몬, 항체의약품 등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본떠 만든 복제약을 통칭하는 개념) 공장도 세종시 이전 내지는 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비교해 동등한 품질, 효능 그리고 안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최근 의약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이 처럼 세종시로의 움직임을 보이는 기관이나 기업들은 하나같이 익산의료산업단지 조성 성격상 익산에서도 유치해야 것들이다.
때문에 이들 기관이나 기업들이 실제로 세종시에 입주한다면 자동차로 30분 남짓거리에 위치한 익산의료복합단지의 조성 계획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 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세종시 입주에 따른 인센티브가 상상 이상으로 파격적일 경우 이미 지식경제부의 방사선영상기술센터 설립이 확정되면서 입주의사를 밝힌 20여개의 의료기업마저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럴 경우 익산종합의료과학산단은 의료과학이라는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전문산업단지가 아니라 세종시 변방에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생산기능이 강조되는 이른바 의료 하청단지로 격하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익산상공회의소 한 인사는 "기업은 이윤추구의 극대화를 최우선시 하기 때문에 익산의료과학산단 입주의사를를 밝힌 기업이라도 생산활동 이외에 부동산투자가치 등을 고려해 언제든지 세종시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입주 의사를 밝힌 우호적인 기업들이라도 놓치기 않기위해서는 지자체의 전략적인 대응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