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수출전진기지의 효시인 익산자유무역지역(옛 이리수출자유지역)이 국내외 급격한 경제 환경 속에서 생명력을 잇지 못하고 태생 37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24일 지식경제부와 익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에 따르면, 1973년 이후 익산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했던 '익산자유무역지역'이 그 기능과 역할이 쇠퇴하면서 지정 37년 만인 2010년 하반기에 해제된다.
자유무역지역 지정에서 해제되는 이 지역은 내년 9-10월께 국가 또는 지방산단으로 전환된다.
이는, 자유무역지역의 애초 목적인 외자유치 기능이 약화된 데다 2000년에 새로 지정된 군산자유무역지역의 역할이 더 커짐에 따라 정부가 익산자유무역지역의 지정을 해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전체 30여 개 업체 중 나머지 3개 업체의 임대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10월께 부지를 이들 업체에 매각하고 지구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익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은 이미 영등동 일대 31만여㎡의 부지에 입주한 30개 업체 가운데 내년말로 임대계약이 끝나는 3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전 업체들을 상대로 공장용지를 매각한 상태다.
표준공장의 경우 공장용지가 완전 매각된 상태이며 자가공장도 90%의 매각률을 보이고 있다.
1973년 외자 유치를 위해 익산시 영등동 일대 31만㎡에 조성된 자유무역지역은 설립초기 생산활동과 수출 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 익산시 성장동력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지난 80년대 당시 이곳은 외국기업 13개를 비롯한 입주기업이 30-35개 업체에 근무자만 1만 8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노사 갈등과 고임금 등으로 외국 기업이 중국 등지로 하나 둘씩 빠져나면서 급격히 침체되는 등 본래 조성된 취지와 기능이 쇠퇴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이들 외국 기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국내 수출형 기업이 빈자리를 메우면서 생산활동은 잇고 있지만 성황을 누리던 당시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세월이 흐를수록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설립 초기 섬유, 의복, 보석 가공 등 노동집약적인 업종이 주를 이루던 것을 우리경제의 성장에 맞춰 고부가가치 업종 및 첨단기술업종으로 빠르게 구조전환이 필요했지만,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탄생 37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한편, 익산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2000년에 지정된 군산은 익산에 비해 면적이 4배가 넘는 12만7천여m²에 달하며, 지정 이후 입주 기업들이 이어지는 등 경기가 활기를 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