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다문화 단체들이 25일 익산시청을 항의 방문해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가족 자녀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이 처럼 자신의 발언으로 인한 성토성 여론이 확산되자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날 전국 다문화 단체들의 기자회견장을 찾아 공식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이주여성 관련 사회단체들은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발언을 했다”며 정 시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인권교육 수강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 시장은 지난 5월 다문화가족 행사에서 축사를 하며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시장은 다문화자족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그 자녀들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며 “더욱 문제인 것은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차별과 혐오의 발언이라는 인식을 못한다는 점”이라고 정 시장의 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일 발표한 사과문도 차별적인 인식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정 시장의 발언은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며 한국사회에 살고 있는 이주민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특히 “전북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결혼이민지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단순히 말실수로 취급되고 있다”며 “인권감수성과 다문화 감수성의 향상을 위해 지자체 수장과 같은 고위 공직자들이 먼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이주민 차별, 다문화가족 차별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을 수립해야 하고, 정 시장의 발언과 같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이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정 시장은 사과의 의미로 자진 사퇴하라”고 성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헌율 시장은 이날 전국 단문화단체들의 기자회견장을 찾아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 시장은 “다문화 자녀들의 똑똑하고 뛰어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용어 선택이 잘못됐다”면서 “앞으로 진정성 있는 다문화 정책을 내놓겠다. 그것을 보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질타도 받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우리 익산을 다문화 도시 1등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줬으면 한다”고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