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익산시 절전형 보안등 교체 에너지절약용역사업(에스코)’ 입찰 비리 의혹이 감사원 감사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익산시가 지난해 8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긴급입찰을 시행하고 적격심사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부당하게 특혜를 줬고, 이 업체와 부당계약 함으로써 7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게 감사원의 조사 결과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 사업과 관련해 부당하게 업무를 진행한 공무원들에 대해 정직 등의 징계처분을 내릴 것을 시에 통보했다.
또한 청탁을 통해 사업을 수주한 업체에 대해서도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 등을 취하도록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28일 지난 2월부터 집중 조사한 '지역토착비리 등 고위층 비리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익산시 절전형 보안등 교체 에너지절약용역사업(에스코)’과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지방공업서기 A씨와 지방행정사무관 B씨에 대한 징계처분을 익산시장에게 요구했다.
감사결과 A씨는 익산시 가로등관리담당 C씨(조사과정에서 자살)가 지시했다는 이유로 D사(낙찰업체)외에 다른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도록 에스코사업을 긴급입찰 방식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문서를 기안, 공고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또 4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사업 적격심사 업무 처리 과정에서 D사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업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적격심사 대상에서 제외, 부당한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실상 특정업체를 지명하는 수법과 다름아니어서 부당한 특혜라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업체와 담당 공무원 C씨 사이에 금품이 오간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방행정사무관 B씨는 A씨가 부당하게 작성·제출한 긴급입찰 공고 의뢰 문서에 결재하고, 적격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해당사업 부서장인 B씨는 담당직원의 말만 믿고 용역사업에 대해 긴급입찰로 시행한 과실이 인정되고, 적격심사 과정에서도 부당한 업무진행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결국 사업을 고가로 계약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낙찰자로 결정된 D사가 전기공사 면허가 없는 E사에게 불법으로 하도급하고, 이 회사대표는 하도급 공사대금 중 2억8,000만원을 회사로부터 무단 인출해 횡령한 혐의다. E사는 전기공사업 등록업체 2곳의 명의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명의를 빌려준 2개 업체에 대한 전기공사업 등록 취소 조치를 전북도지사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은 또 낙찰자인 D사와 하도급을 받은 E사, 그리고 명의를 빌려준 2개 업체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익산시장에게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는 93억여 원에 발주 가능한 사업을 부당계약 체결로 약 7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담당 공무원들은 정직 등 징계처분을, 관련 업체는 등록취소 등 행정처분할 것을 전북도와 익산시에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원·하도급사인 D사와 E사로부터 5,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포착된 공무원을 비롯해 관련 업체 임직원 등 모두 10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바 있다. 이중 공무원 1명은 당시 비위혐의가 드러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