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관내 대형할인점들이 입점 당시 시민들을 상대로 확약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촉구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지난 2006년 7월 익산시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지역경제수호에 따른 입점반대운동에 봉착했다. 해당 할인점들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익산시와 상생발전기금 출연을 골자로 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이행협약’을 같은 해 9월 체결하고, 입점을 완료한 뒤 2년이 넘도록 협약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분노가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익산시는 당시의 강력한 의지와는 달리 5일 현재까지도 협약불이행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 반시민적인 자치단체 마인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관내입점을 앞두고 있던 2006년 7월 당시, 시민들을 비롯한 관내 소상공인들은 대규모 궐기대회를 주도하는 등 시당국에 대형할인점 입점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와 상인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시에서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 같은해 9월 입점당사자인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과 지역경제 및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한 이행협약을 체결했으며, 당시 이한수 시장은, “행정력을 총 동원하여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라고 천명한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당시 시와 대형할인점 간에 체결되었던 이행협약서의 핵심사항들 중 상당부문이 이행되지 않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이다.
이행협약서의 골자를 보면, ▶인력채용 시 모집인원의 90%를 익산시 추천시민들을 우선 채용 ▶지역생산 농.축특산물 중 경쟁력을 갖춘 품목은 전국매장에 납품하고, 기타 농.특산품은 해당코너판매 매출액의 50%를 구매 취급 ▶대형점 납품 지역업체의 무반품 계약제 및 상품대금 선지급 ▶지역경제 활성화기금 5년간 지원(재래시장 연합회에 ‘익산사랑상품권’ 발행액의 5%를 지원) ▶재래시장, 상점가 상권보호를 위해 구조개선 공동사업, 이벤트 홍보 등 지원을 위해 년 2억 지원(마트 한 업체당) 등이다.
특히, 이들 협약부문 중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지역 농.특산물에 대한 해당코너판매 매출액의 50% 구매취급 부문’과, ‘재래시장 상권보호를 위한 지원금 2억원 부문’의 협약불이행에 대해서는 시당국의 보다 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협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익산시 지역경제과 유광종 계장은, “지역 농.특산물에 대한 해당코너판매 매출액의 50% 구매취급 부문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현재 약 20%정도밖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 재래시장 활성화 지원금 2억원 부문에 대해서는, “시에서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에서 집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밝히며, “협약서에 법적구속력이 없어 독촉에 한계가 있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실제로, 당시 체결된 이행협약서는 공증절차가 없었을 뿐더러 아무런 법적구속력이 담보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으며, 더욱이 협약서에는 이행에 관련한 구체적인 기한조차 명시되어 있지 않아 원천적으로 업체를 압박할 명분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시 지역경제과장은, “대형할인점과 체결하는 이행협약서는 현실적으로 법적구속력을 담보하기가 힘든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한 뒤, “협약서는 법적구속력 보다는 서로간의 신의를 바탕으로 체결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1월 중으로 '익산시 유통업 상생발전 협의회’를 구성하여 보다 더 강도 높게 업체를 압박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관내 재래시장 연합회장 Y씨는, “입점할 당시에는 협약을 철저히 이행할 것같이 행동하다가 막상 입점이 완료되고 나서는 시치미를 떼고 있다”며, “익산시는 이에 대해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관내 이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아직은 협약이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익산시 발표에 따르면, 관내에 위치한 대형마트 세 곳에서 2007년 한 해동안 이루어진 매출액은 약 1,7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대형할인점에서 매년 본사로 입금하는 돈이 실로 막대하다”고 짚은 뒤, “시민들이 소비한 돈이 다시금 시민들에게 재투자 되지 않고 외부로 지속적으로 빠져나간다면 지역의 경제는 그만큼 침체될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