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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시민의 소통 부재 - 엄청난 노력 낭비

등록일 2007년04월09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의사소통이 무엇인가 하는 아주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하고자 한다. 흔히 의사소통이라고 하면 영어 단어인 communication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사실 '소통'이란 말은 매우 심오한 의미를 갖고 있으나 우리는 의사소통의 겉모습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communicate의 어원은 라틴어 communico이며, communico의 어원은 그리스어 epikoinonia라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사소통의 어원에서는 서로 의사를 나누는 기술적인 측면보다 의사를 나누는 목적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즉 의사소통을 정보전달의 형태나 방법이라기보다는 공존과 공유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굳이 문자를 써가면서 장광설을 늘어놓은 이유는 익산시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의 근원에 의사소통이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정책을 개발하고 실시하는 것은 지자체의 항구적인 발전을 시민 모두가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시민들의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전체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의 정책은 시민 전체와 이해관계자 그리고 집행을 담당하는 지자체가 모여서 공유와 공존을 위한 합의를 통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서로의 의사를 모아서 일을 추진해야 비로소 지자체의 구성원들간에 신뢰와 친밀함이 생긴다. 지역사회를 뜻하는 community의 본질에는 '친하게 이야기하다, 친하게 교제하다'라는 의미를 갖는 commune이라는 동사가 존재한다.

결국 지자체가 추진해야 하는 정책의 목표는 지자체의 항구적인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지의 공유를 통해서 모든 구성원이 친밀한 사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마도 유치원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협치의 룰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환경관련 4대 문제점들이 불거지는 것 아닌가? 현재와 같이 협치가 강조되는 시대에 투명하지 못한 절차를 통하여 소수가 결정하는 일의 가장 큰 폐해는 끝없는 분쟁으로 엄청난 예산과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 대안이 부족하여 새로운 정책 입안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경과하여 해결해야 할 과제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익산시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쓰레기 문제이다. 1990년대에 다른 지자체와 함께 광역쓰레기매립장 추진사업에 참여키로 하였던 익산시가 소각로를 만들겠다고 하면서 광역쓰레기매립장 사업에 불참하면서부터 익산의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10여년 동안 쓰레기 문제는 소규모 매립장 확보-소각장 추진-야적-소각장 건설 추진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엄청난 문젯거리로 커지게 되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에 협치의 부재가 존재하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의사소통이 없음에 기인한다. 진정한 의사소통이 없다는 것은 시민 모두가 공존과 공유를 통하여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부정한다는 것이 된다. 그리고 지지부진한 사업추진으로 문제를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키우면서 예산낭비와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 된다.

진정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분야가 어디 환경문제 뿐이겠는가? 시정의 모든 분야에서 시민의 중지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며, 시민의 중지를 시의 발전전략으로 개발하는 지자체 집행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한 행복한 익산을 구현하려고 한다면!

지금이라도 시민과 익산시 집행부는 의사소통의 본질을 자각해야 한다. 그래서 효율적인 의사소통구조를 정착시켜야 이런 일이 반복되는 불상사를 단절할 수 있다. '행복한 익산'이라는 행정의 목적과 '살고 싶은 고장 익산'이라는 시민의 목적은 결코 다를 수 없으며 달라서도 안 된다.

서로가 친밀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 그렇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정한 의미의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투명한 절차로 모두의 의견이 모아져서 시의 발전을 위한 정책으로 승화되지 않는 한 익산의 미래는 없다!
위 글은 지난 4월6일 게재 된<소각장 권모술수,시민감정>기사에 대한 '한심이'님이 올려주신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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