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북을 확 바꾸겠다”는 슬로건을 들고 익산을 방문한 김완주 도지사 후보는 벌써부터 ‘말을 확 잘도 바꾸는 귀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가 제안한 4대 익산 발전전략 가운데, 익산 KTX역세권 개발은 당연한 익산시민들의 여망이다. 역사를 첨단복합단지로 개발해 그 자체로 관광명소화 함으로써 수도권 인구의 주말 유동인구를 유입하자는 제안을 익산 시민들 중 누가 싫다고 하겠는가.
그러나 그는 초기에 KTX가 전주로 와야 한다고 주장했던 전직 전주 시장이다. 당연히 익산에 입지해야 할 KTX가 현재까지도 정치적 협상 카드가 되어 휘둘리도록 한 장본인이다.
물론 당시 전주시장으로서 지역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했을 판단과 발언들을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가당치 않게도 인기에 편승하려는 무책임한 정치적 발언으로 지역간 분열을 초래했다면, 그것은 우리가 척결해야 할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의 범주 밖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더구나 익산시민들이 전주를 바라보면서 적개심을 느낄 정도로 상대적 박탈감에 사로잡혀 있다면, 김완주 후보가 이 같은 결과의 한 축을 맡았었다면 김후보 스스로 익산시민에 대한 가해자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특히 전주로 입지된 혁신도시 문제는 27일 김후보가 “익산시민들이 왜 빼앗겼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말 할 정도로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사안의 경중을 모른다는 것은 자신이 방문한 지역의 시민 정서조차 모른다는 반증 아닌가. 그러면서도 도지사가 되겠다는 꿈을 꿔도 된단 말인가.
같은 맥락에서 보았을 때 김후보는 이날, 혁신도시 입지가 선정되기 전에 “전주. 완주. 김제 등 3개 단체장은 ‘김제 용지’로 선정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는데, 본인은 이 같은 발언이 천인공노할 발언이라는 것을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같은 망언은 익산시를 비롯한 혁신도시 입지를 신청한 다른 자치단체는 처음부터 들러리 였다는 다른 말이 아니고 무엇인가.
수조원의 사업비를 요하는 휘황한 비전으로 제시된 자기부상열차에 대해서 말해보자.
김후보는 27일, “나는 전주경전철을 유치했고, 자기부상열차도 같은 맥락에서 자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주경전철을 유치하면서 전주지역의 운수업체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생존권 문제와 관련해서 치유하기 어려울 정도의 지역분열을 야기했던 점은 말하지 않았다.
2조4,000억원짜리 사업 중 정부는 4,500억원만 시범사업으로 쓴다는데, 나머지 재원 확보에 대한 일반적인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은 제안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제는 통합재정수지분석 시스템에 동참하지 않으면 지방정부가 시민이나 정부에게 공신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국비지원사업이라 하더라도 수익자부담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데, 이는 중앙정부가 권한을 대폭 지방에 이전 하면서 강화되는 추세이다.
전라북도가 가뜩이나 돈이 없어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마당에, 조 단위가 넘어가는 천문학적인 사업에 대한 중장기 투융자 심사에서 무사 통과되리라는 보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김후보가 제시하는 비전이 전라북도의 재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물이라면 단순히 정치적 쇼의 부산물이라고 평가하는데 이견이 있는가.
익산을 교통과 물류와 소통의 중심으로 만드는데, 꼭 자기부상열차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KTX나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역세권과 관련한 익산시의 사업계획이나 차질 없이 잘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그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며 실질적인 관심을 끄는 일임을 어찌 모르는가.
우리는 전주적 사고에 머물러있는 전주시장이 도지사가 되는 것을 결단코 희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