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에 주재하는 신문방송기자들이 기자단 해체와 간사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의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날의 결론에 이르기까지 기자실을 향해 날아든 각종 비난이 광명 아래에서 봄눈 녹듯이 흩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전부일 수는 없다.
간사제도 폐지결정은 기자단의 기존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반발을 미봉하는 수단일 수 있다는 우려가 익산지역 언론사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체 결의 직전까지 간사의 직무를 수행한 s모 기자가 약16억원 상당의 낡은 자사 건물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의회로 하여금 이를 승인토록 다양한 방법으로 압력을 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s모 기자가 자사 건물 매입을 부결시킨 시의원들을 강박하기 위해 각 의원들의 약점을 기자단 명의로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유포하고, 해당건물 매입과 관련된 시의회 상임위원들이 식사하는 관내 모처에 기자들을 동원하여 압박을 가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같이 s모 기자가 익산시 기자단의 간사 직을 남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운 사례들은 차마 같은 기자로서 열거하기 힘들지만, 무상 골프 부킹과 그와 연계된 접대로 인한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무튼 시민의 혈세 16억억원을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강취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동원되었던 기자들은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두 차례의 부결 끝에 결국 건물 매입을 승인한 익산시의회도 씻지 못할 오점을 남겼다.
따라서 간사제도 폐지라는 다수의 의견에 깔린 양심이, 공개된 마당에서 진정성을 검증 받아야 하는 절차를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우선, 그동안 하루 온 종일 상주하는 몇몇 기자들의 전유물이 되어 온 기자실의 전력과 전화 그리고 사환(여직원) 등이 기자실에서 즉각 사라져야 한다.
또한 공적 공간을 사적인 공간으로 전락시켜온 상징물들인 책상들을 깨끗이 치워서 진정한 공익 목적의 공간으로서의 브리핑 룸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누가 브리핑 룸을 방문하든 거침없이 생각을 피력하면서도 불편함이 없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었을 때, 비로소 이날의 결정이 공익을 위한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진정성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지방선거를 앞 둔 현 시장에게 공이 넘겨졌다.
만약 익산시장이 소수 언론인들의 의견을 부담으로 안고 새 시대의 조류를 외면 한다면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고,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모쪼록, 밀실 권력을 휘두르던 몇몇 기자들이 환골탈태를 결의했다면, 여기에 협력해야 할 자치단체가 건강하게 머리를 맞대고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