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위생환경 개선과 친절도 제고, 좋은 식단제 정착 등 음식문화 개선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모범음식점' 제도가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정된 일부 업소들이 위생점검을 면제받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위생관리 등을 소홀히 하고 있어 깨끗한 시설과 친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모범음식점이 오히려 `위생 사각지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익산시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위생상태가 양호하고 직원 친절도 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음식점을 모범음식점으로 지정해 각종 혜택을 주는 사업을 추진, 지난 2004년 102개 업소를 지정한데 이어 2005년 91개, 2006년 73개의 모범음식점을 지정했다.
시는 이들에 대해 시설 개선자금 우선융자를 비롯 수도요금 30%감면, 시 홈페이지 게재를 통한 홍보, 각종 행사시 이용 권장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믿고 이용하도록 식당 내·외부에 지정 표지판도 부착해주는 등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다 시는 1년에 단 한차례의 위생점검도 실시하지 않는 파격적인 특혜까지 얹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소들 가운데 일부 업소들은 위생환경이나 친절도가 다른 일반음식점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고객들의 지적이다.
특히 일부 모범음식점은 실내 환경과 주방 청결상태가 엉망인 채 영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종업원들의 복장조차 비위생적인 상태로 손님을 맞고 있어 불쾌감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일부업소들은 위생검사를 면제받는다는 규정을 악용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 및 실천 사항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위생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혜택을 위한 일부 조항이 오히려 '위생사각'을 부채질하는 조항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위생당국도 모범업소로 지정만 해놓은 채 사후 지도관리는 인력부족으로 엄두조차 못내는 등 식품위생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주 관광차 미륵사지를 찾았던 이모(49·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는 "모범음식점 간판만 보고 한 업소를 들어갔으나 종업원의 불친절은 물론 위생관리와 서비스가 너무 소홀해 불쾌했다"며, "무엇을 기준으로 모범음식점이란 타이틀이 붙었는지 의심스럽기만 했다"고 말했다.
시민연대 한 관계자는 "최소한의 위생관리조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업소들이 해마다 지정돼 수도료 등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는 만큼 지정 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고 모범업소가 위반할 경우 다른 일반업소보다 무거운 행정처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모범 음식점을 지속적으로 지도·관리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위생점검은 사실상 업소양심에 맡기고 있는 형편"이라며, "업주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위생 교육 등을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