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 공무원 노동조합이 대의기관인 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시정 질문과 자료 요구 태도가 강압적이고 막무가내식이라며 반성과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의회 단상에서의 시정 질문이나 의정활동과정에서 서류를 요구하는 것은 집행부의 감시∙견제 의무가 있는 의원들의 고유권한에 속한 것이어서 ‘노조의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의회의 고유권한과 관련해 노조로부터 공식 문제 제기를 받은 익산시의회는 내일(3일) 긴급 의장단 회의를 통해 공식 입장과 향후 대응을 밝힌다는 계획이어서, 노조와 의회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노조"일부의원, 공무원 무시 묵과할수 없다"
익산시청공무원 노동조합(이하 익공노/ 위원장 최용식)은 2일 오전 11시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산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도를 넘는 시정 질문과 막무가내식 자료 요구 태도를 강력 성토하며, 이에 따른 반성과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익공노는 특히 이런 일이 재발할 경우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의 연대 투쟁을 경고했다.
최 위원장은 ‘익산시의회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하며 “일부 시의원들로부터 입은 공무원노동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간과 할 수 없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 위원장은 “우리 공무원들은 업무추진에 따른 스트레스 등 피곤함은 견딜 수 있지만, 시의회 일부의원의 강압적 태도, 막무가내 식으로 수차례 서류제출을 요구하는 등 (공무원들을 무시하는 행위는)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일부 의원들의 공무원 무시행태를 성토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더구나 시정 질문 내용을 보면 시정 질문인지, 행정사무감사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발언과 도를 넘는 행동이 과연 익산시민과 시정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고 의원들의 시정 질문 태도를 문제 삼았다.
최 위원장은 이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자처하고 시민을 대표하는 익산시의회 의원이 아무리 회기기간 중 시정 질문이라는 미명하에 공무원들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 같은 일부 의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은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한 시의회의 반성과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이러한 일들이 재발될 경우 공노조총연맹과의 연대 투쟁을 경고했다.
노조, ‘무소신’식 옹색한 답변 일관
하지만 익공노는 공무원들이 무시당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요구에 직답을 회피하며 옹색하기 짝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해 기자들로부터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이는, 공무원노조가 언론과의 공식석상에서 의회들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반성을 촉구하려면 적어도 언론에 내놓은 성명문에 그들의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자료를 제시해야 하지만, 성명문 어디에도 그와 같은 구체적 사례를 명시하지 않았다. 또한 최 위원장은 일문일답에서 조차 직답을 꺼리며 “5,6,7월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참고해라, 시의회 게시된 동영상을 보면 안다”는 ‘무소신’식의 옹색한 답변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성실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의원들까지 싸잡아 비판 할 수 없을 만큼,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 의원과 그 수를 구체적으로 밝혀달라는 요구에도 “이 자리에서 답변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꺼렸다.
시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시정 질문을 통해 집행부의 문제점을 질타하고 바로잡는, 의원들의 고유권한을 오히려 노조가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최 위원장은 “강압적이고 도를 넘는 일부의원의 태도가 문제이지 전체 다는 아니다”며 “의회에 제출한 자료의 외부 노출과 무분별한 서류 요구와 관련해 공무원들의 고충 호소가 잇따라 시의장에게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답변이 없어 나서게 된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시 의장은 공식 답변을 유보하며, 3일 오후 2시 의장단 논의를 거쳐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박종대 의장은 “의원들의 자료요청은 대의기관으로서 합당한 것이고, 자료 외부 유출 문제는 알아보니까 대부분이 공개자료 이더라. 다만 많은 자료 요구로 직원들이 고충이 상당하다고 하는데 그런 문제는 직원들이 의원들을 찾아가 열람해주고 이해를 구하면 될 텐데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하며 문제를 확대시키는 것이 안타깝다”며 “노조가 의회를 상대로 성명을 발표한 만큼 내일 의장단 논의를 통해 의회의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