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익산대 통합과 관련한 시민운동으로 이한수 익산시장이 법정에 서는 지역 초유의 상황에까지 이르자, 이 과정에 참여했던 지역 시민단체대표들이 한 목소리로 “시민운동의 진정성이 왜곡됐다”면서 검찰측의 공소사실을 부정하는 주장을 펴 향후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당시 시민대책위에서 진정인 등과 함께 실행위원으로 활동한 여성단체대표는 이 시장의 핵심 공소사실인 '금품지원 약속‧제공 혐의'에 대해 “그런 일 없었다”고 전면 부인, 이 문제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익산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들은 27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년 전 전북대-익산대 통합과정의 전말과 당시 시민궐기대회의 당위성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지역사회 갈등을 조장해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세력을 강력히 성토했다.
이들은 특히,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과 단체들이 참여한 것은 지역 현안의 불이익을 막기 위한 ‘시민운동’이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뒤, 이 같은 시민운동이 왜곡돼 지역사회 분열과 갈등이 초래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개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4년 전 시민궐기대회와 관련, “두 대학 통합과정에서 전북대 총장이 수의대학을 익산캠퍼스에 설치하기로 합의하고도 교과부에 제출한 통합합의서에서 이 내용을 일방적으로 철회, 이(불이익)를 그냥 지켜볼 수만 없어 익산시민 및 단체들이 궐기(시민운동)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궐기대회 이후 당초 통합안대로 합의가 이뤄졌고, 이는 시민들의 총화된 힘이 있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의 시민궐기대회는 시민들의 힘으로 큰 성과를 이뤄냈으면서도 이후 각종 이해관계에 휩싸이면서 관련자들이 여러 차례 검찰수사를 받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실제, 이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각종 진정과 고발로 인해 여러 차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수모를 겪었고, 그때마다 “금품 기부약속이나 제공사실이 없다”는 관계자의 일관된 진술로 수사가 내사 종결 처리된다.
하지만, 여러차례 내사 종결된 사건이 대책위 핵심관계자의 진정과 담당공무원 진술 번복으로 다시 불거지면서 이 시장은 또다시 수사를 받게 됐고, 검찰의 기소로 결국 법정에까지 서는 등 정치적인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지역 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이 참여한 시민운동으로 인해 시민의 대표인 시장이 법정에 서는 사태까지 초래되자, 이런 사태를 초래한 조장세력을 성토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4년 전 시민운동이 왜곡되어 선거법 위반행위로 논란이 되고 있음에 안타깝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종교·정당·계층을 불문하고 지역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그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회견에서는 이 같은 혐의에 대해 수차례 조사받았던 단체 대표까지 참석해 ‘선거운동과 금품 지원 혐의’에 대해 부인, 주목을 끌었다.
익산여성단체협의회 김채숙 회장은 “당시 전북대 통합과 관련해 6차례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무혐의 종결된 사안”이라며 “(이 시장이) 돈을 주거나, 혹은 3년도 더 남은 선거를 대비했었다는 것은 당혹스런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회장은 당시 시민대책위에서 진정인C씨와 핵심증인 O씨 등과 함께 7~8명으로 구성된 실행위원에 속했던 인사다.
이날 기자회견의 대표자로 나선 홍진기 국제라이온스 356지구 부총재는 당시 시민궐기대회의 진정성이 왜곡됐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이를 재판부에 알리기 위한 탄원서 제출 의사를 내비쳤다.
홍 부 총재는 “지역 중대 현안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시민 스스로 나선 행동을 두고 돈을 받고 한 행동이라는 주장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진정성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라며, “당시 이 시장이 그런 약속을 하지도 않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당시 상황이 심각히 왜곡돼 시민의 대표가 법정에 선 만큼 이 같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담아 재판부에 탄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 시장은 지난 2007년 전북대-익산대 통합 당시 시민궐기대회의 대책위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농협익산시지부를 통해 3천만 원을 지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