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검증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미 후보 등록을 계기로 언론과 시민단체의 정책토론회 등 선거와 연관된 유관기관이 주도하는 주요 일정이 시작됐고, 이에 따른 후보군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특히 익산시장에 뜻을 둔 인사들의 행보도 무척 바빠졌다. 일찌감치 구성된 참모진과 정책자문단을 통해 마련한 공약을 앞 다퉈 발표하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를 알리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다. 민감한 현안에 대한 저마다의 소신성 판단도 정책 반영에 빼놓지 않는다. 비로소 선거의 계절임을 실감케 하고 있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0일이 바짝 다가온 상황에서, 각 캠프의 이 같이 다소 분주하고 과열된 분위기는 어쩌면 당연하고도 자연스럽다. 시민들의 후보 검증과 선택의 기회 부여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정도의 과열은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후보들에겐 많은 지역민에게 한꺼번에 알릴 수 있는 언론 토론회 등을 통해 인지도를 일시에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이며, 유권자들에겐 이들에 대한 검증의 기회를 충분히 갖는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과열 양상이니, 공약 남발이니 하는 등의 우려보다는 도덕적이면서도 역량 있는 단체장을 선출하는데,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모로 중요하다. 시장 선거만으로 볼 때 민선 4기 시정 운영을 맡았던 민선 4기 이한수 시장에 대한 재신임 평가의 성격이 강하지만, 익산정치권 전체로 볼 때에는 익산지역의 최대 정치적 지분을 가진 민주당에 대한 중간평가라 해야 더 옳을 것이다. 즉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된 익산시장과 의회를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지방의원 등이 과연 지역민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켰느냐 하는 점에 대한 평가이고, 더 나아가 지난 5.31 지방선거를 통해 입성했던 모든 선출직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의 장이란 점에서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실 지난 4년간 지방정부 혹은 지방의회가 식품클러스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긍정적인 평가속에서도 갖은 난맥상 등으로 지역민들의 기대를 온전히 충족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오히려 정치권과 공무원 등이 빚은 물의로 지역민들과 지역이미지에게 상당한 실망감과 타격을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의 후보자 경선과정에서 치부를 드러낸 민주당은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지역민들은 지난 수십년동안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민주당이 정치적 이해타산과 계보에 얽매여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지역 정치권에 대한 시민사회의 평가를 종합하자면,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사용했고, 인기 영합적 행보로 시정을 이끈 부분도 있었다. 또한 시민혈세로 관광성 해외연수에 나서는 게 다반사였고, 부정부패 등으로 익산시민의 명예를 땅바닥에 떨어뜨린 예도 있었다. 지방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견제를 포기하고 되레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높았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책임은 이들을 선택한 유권자들에게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지연이나 학연, 혈연, 개인적 이해에 따라 맹목적으로 표를 던진 결과였다. 하여 지방선거 투표일까지 남은 보름여일은 참으로 중요한 시기다. 지역의 미래를 맡길 인재를 다시금 고르는 시기가 왔기 때문이다.
각 정당의 후보들은 자신의 과거 모습을 숨긴 채 그럴듯한 정책으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려 할 것이다. 민주화와 지역발전을 위해 과거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이 내뱉는 말의 성찬들에 대해서도 과연 실현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말장난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후보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살피고 그들의 발언과 약속을 세밀하게 분석해 선택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성 없는 공약이나 무책임한 말, 시민 눈치만 보는 포퓰리즘 성향이 많은 인물에게 익산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공인으로서 절대적 도덕성과 역량을 갖춘 인물, 시민 정서에 부합하는 인물, 참신한 정책과 추진력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인재,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듬을 수 있는 인재를 골라내야 한다.
특히, 무관심은 오히려 무능하고 부패한 인사의 등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정치권의 치졸함과 후진성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선거판에 아예 관심을 두지 않거나 일찌감치 투표를 포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권자의 참여와 견제 없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방권력의 패권화와 사권력화라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지금부터 투표일까지의 보름간 유권자들의 날선 검증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성숙된 시민의식이 후보자들이 내놓는 정책을 냉철하게 가려내 지역발전의 기폭제로 삼으리라 믿는다. 물론 이들에 대한 엄정한 심판을 전제로, 유권자가 바로 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