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금고 지정을 20여일 남짓 앞두고 금융기관 간의 유치전이 치열한 가운데, “제 1금고가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이 번지고 있어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기에, 이 같은 ‘소문의 불’에 기름이라도 붓듯 시 금고 경쟁에 뛰어난 한 금융사가 이미 입찰 공고가 발표된 상황에서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해 소문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농협중앙회 익산시지부는 4일 오후 익산시 산하 익산사랑장학재단 측에 "지역 인재양성에 써달라"며 2억 원을 전달했다.
농협중앙회 익산시지부 익산사랑장학금 2억원 기탁식.
농협측은 장학금 기탁 사유에 대해 "익산시와 시 금고 계약 당시 협력사업의 하나로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쟁 은행들은 시 금고 재선정을 코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 농협이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 한 것을 두고 “공정성 훼손”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는 이날 장학금을 기탁한 농협이 현재 시 금고를 운영하는 기관일 뿐만이 아니라 이번 시 금고 경쟁에도 참여한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입찰 공고가 발표된 이후에 평가 배점에 포함된 협력기금을 내는 것은 당연히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서 공정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금고 유치전에 뛰어난 A은행 관계자는 "농협이 장학금 기탁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시 금고 입찰 공고가 발표된 상황에서 전달한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다"며 “이번 입찰은 형식적인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저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B은행 관계자는 "시 금고 운영기관으로서의 기득권을 행사하며 차기 시 금고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농협 측의 고도의 술수"라면서 "드러내 놓고 이러는 것을 보면 이미 내정됐다는 소문이 사실인 것 같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물론 해당 익산시와 금융기관은 “시 금고 내정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소문과 관련, 시 관계자는 “아직 금융기관이 제안서를 접수조차 하지 않았는데 금고가 이미 내정됐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억측이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농협 시지부 관계자는 "장학금 기탁에 따른 업무 협의 때문에 시간이 다소 늦어진 것일 뿐 어떠한 다른 의도도 없다"고 해명했다.
시 금고 선정이 임박하면서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정설’이 ‘설’이 아닌 ‘현실’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