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배승철의원은 도 산하 위원회의 상당수가 유명무실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 같은 문제가 해마다 지적을 받고 있는 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김 지사 취임이후 위원회가 더 늘어난 실정이다고 비판했다. 유명무실 위원회에 대한 폐기처분을 강하게 주장하는 배의원에게 도 산하 위원회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Q)현재 전라북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는 몇 곳이나 됩니까?
배)현재 운영되고 있는 위원회는 총 106개에 달합니다.
Q)지난 몇 년 사이에 계속해서 위원회 숫자가 늘어나고 있죠?
배)예, 전체적으로 그런 추세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2002년 88개, 2004년 93개이던 것이, 민선4기에 들어 106개로 늘어났으니 말입니다.
Q)상반기 동안 운영하지 않은 곳이 상당하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로 파악되나요?
배)올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가 무려 37%에 해당하는 39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 차례만 회의를 연 경우도 36%에 해당하는 38개 위원회에 달하고 있습니다.
Q)그 동안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나왔는데,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겁니까?
배)지자체의 위원회 구성은 대부분 법령이나 조례, 그리고 훈령 등에 의해서 설치 운영되게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설치 목적과 필요성이 분명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운영이 필요한데, 실제로는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측면이 많습니다.
배)위원회 숫자가 증가하는 것은 제정되는 각종 법령의 숫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올 10월 2일부터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령”이 발효되기 때문에 유사·중복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위원회가 정비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Q)위원회에 소속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 선정됩니까?
배)위원회별로 특징이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자치단체의 간부가 당연직위원으로 참여하고 위촉직으로는 전문가와 대학교수 등이 포함됩니다. 보통 20인 이내로 구성되는데, 건설교통국의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같이 극히 기술적이고 민감한 사항을 다루는 위원회는 많은 인력Pool을 확보하여 구성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Q)하나의 위원회에서만 활동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중복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죠?
배)건설·토목이나 문화예술분야 같이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지역을 잘 아는 위원들을 섭외하기 어려운 위원회의 경우에 그러한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직의 경우, 한 사람이 십 여 개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위촉직의 경우에도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위원회에서 동시에 활동하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습니다.
Q)선정과정을 좀 더 투명하게 하거나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배)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위원의 선정은 대부분 지역에 있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인력pool이 한정될 수밖에 없어, 위원 중복 같은 문제가 발행합니다. 능력 있는 위원들을 좀 더 투명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방식에서 탈피하여, 전문가 그룹에 의뢰한다든지, 학술학회에 요청한다든지 하는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Q)위원회 운영이 이렇게 소흘하게 이뤄진다면 제 기능을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받을텐데, 우려되는 점도 많이 있죠?
배)현재 전라북도에 설치되어 있는 106개 위원회에 포함된 위원수는 무려 1,703명에 달합니다. 2008년 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수가 대략 1,675명인 것을 감안하면 어머어마한 숫자입니다. 이들 위원회를 운영하려면 지출되는 비용이 상당한데, 위원회가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진다면 도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꼴 아니겠습니까.
배)더군다나, 위원회 위촉직 위원들은 한 분야의 전문가들로서 도정에 전문성과 창의성을 가져다 줄 수 있는데, 위원회가 활성화 되지 않으면 이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하여 도정에 반영할 수 있겠습니까. 전형적인 예산낭비, 고비용 저효율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에 속하지 않겠습니까.
Q)이대로 계속된다면, 행정력만 낭비하게 되는 건데,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배)위원회를 활성화 하는 것은 요즘 행정에서 많이 말하고 있는 주민참여형 행정, 민·관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위원회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공무원들의 인식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위원회를 단순히 행정 절차적인 부분으로만 생각했다면, 앞으로는 업무의 전문성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배)그리고 도에서도 TF팀을 만들어, 위원회 운영상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대책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여 대처해야 합니다. 민간의 역량을 행정에 접목시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지역의 경쟁력을 제고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위원회를 놀리는 것은 말도 되지 않습니다.
Q)도의회에서도 감시를 철저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전라북도의 위원회 운영에 대해 도의회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도 있나요?
배)제대로 처방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정확히 짚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번에 제가 확보한 위원회 관련 자료를 좀 더 세밀히 검토·분석하여 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과 도의회 차원에서 대처할 부분을 마련하여 위원회 운영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불거져 그렇잖아도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을 짜증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