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붕괴위기 재래시장 탈출구를 모색한다
올 하반기 홈플러스, 이마트가 잇따라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롯데마트 또한 3층으로 증축, 패션전문관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어 가뜩이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재래시장에 또 한번의 쓰나미를 몰고 오리라 예상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한수 익산시장 당선자의 ‘재래시장 주차장 확보, 특성화시장으로의 개발’ 등의 정책 공약(公約)은 충분한 검토와 현실에 입각한 진지한 접근이 없이는 자칫 공약(空約)으로 전락하리라는 우려가 관망되고 있다.
재래시장 현대화의 문제점,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의 상생과 재래시장만의 특성화 개발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익산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대형마트 VS 재래시장
2. 대형마트의 익산 ‘무혈입성’
3. 또 다른 블루오션, 재래시장
익산시에서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금마, 황등, 중앙시장의 현대화사업을 실시했다. 금마시장 19억5600만원, 황등시장 3억9600만원, 중앙시장 4억5000만원의 공사비를 들여 천정, 벽체, 바닥, 화장실, 주차장 등의 현대시설을 완공했다. 하지만 ‘억’소리 나는 공사비가 무색하리만큼 거리는 한산하기 짝이 없다.
익산시청 과학산업과 지역경제계 유광종 계장은 “재래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계획 수립 후 공사를 끝내기까지 3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동안 대형마트를 비롯한 준대형마트들이 속속 생겨 현대화공사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익산상공회의소 정진수 대리는 “중소기업청에서는 재래시장 혁신지원방안으로 재래시장 환경개선과 함께 향토산업과 문화를 연계한 마케팅 지원 확대, e-마케팅 능력 접목, 재래시장 상인 경영혁신교육 확대의 이른바 경영혁신지원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며,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재정지원은 결국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재래시장의 양극화
“요즘 장사가 안 돼. 큰 수퍼서들 죄다 팔응께. 그래도 어떡해. 이런 날이라도 나와 벌어야지.” 젊었을 때는 밭일 하느라 장에 못 나오다가 나이 들어 밭에서 수확한 파나 나물을 조금씩 들고 나온다는 여든 살 황화내 할머니의 넋두리다. 비 때문에 더욱 썰렁한 북부시장을 지키고 있는 상인은 그나마 나이 지긋한 할머니들뿐이다.
3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익산의 대표적인 재래시장 북부시장은 90년 초까지 장날이면 만 여명 이상이 찾았고 지금도 장날이면 일대 교통이 혼잡할 정도로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하지만 절정이었던 80년대 말, 90년 초에 비하면 규모와 매출은 절반 이상 감소한 상태다.
상인들에 따르면 그 시점을 영등동의 아파트 밀집으로 인한 인구 이동과 함께 ‘롯데마트가 들어서면서부터’라고 진단한다.
20년간 북부시장에서 ‘빵사랑’을 운영하고 있는 조동순(63), 신봉이(56) 부부는 “이 장사로 아이들 넷을 키우기는 했지만 남은 것은 은행에서 대출받은 빚 뿐”이라며 한숨짓는다. 그나마 쌈짓돈이라도 있는 상인들은 일찌감치 다른 지역으로 이전 개업한 상태이며, 지금 남아있는 상인들만이 하릴없이 장터를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간 양극화 현상이 재래시장 내에서의 양극화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는 현장이다.
*관련기사 : 2.대형마트의 익산 ‘무혈입성’
3.또 다른 블루오션, 재래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