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은 고유의 향기와 모양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높이 평가받아야 할 백제의 사상, 예술, 문화와 더불어 익산의 자연 생태에 대한 자기정체성을 먼저 확립한 후에 이 토대 위에서 지역문제를 다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8일, 도법스님은 소통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유하고 있는 익산의 현실에 대해서 이렇게 염려했다.
21C의 주체로서 시대가 요구하는 화두에 대해 성찰과 고민을 해야 한다는 도법스님은 “눈부신 변화와 발전으로 외적인 성장은 두드러졌지만 결국 평화와 생명 위기의 극대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즉, 문화, 역사적인 지역정체성이야말로 개발지상주의를 조율·견제하고, 생명의 중요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산이라는 것이다.
또한 “얻으려면 먼저 낮은 자리에서 겸손으로 자기를 비워야 하고, 내주는 사람도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또는 사회와 시대의 공동선을 위해서 나누고 베푸는 것이므로, 얻는 쪽과 주는 쪽 모두 여유롭고 풍부해지는 것이 바로 탁발”이라며 탁발의 진정한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도법스님은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생명평화탁발 익산일정의 일환으로 생명·평화의 중요성을 강의했다.
도법스님은 “그물의 그물코 하나는 관계속의 일부로만 의미가 있듯,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온 우주가 참여하고 관계하는 총체적 관계의 존재”라고 말하고, “따라서 존중, 감사, 사랑만이 내가 살길이고 모두가 살길”이라고 설파했다.
한편, 강연에 앞서 2004년 3월부터 시작된 생명평화탁발순례의 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상영해 생활과 밀접한 탁발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