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동에 사는 황 모씨는 며칠 전 새벽 귀가하며 택시 안에 서류가방을 두고 내렸다. 다음 날 아침 분실물 신고접수를 하려고 익산시청 교통행정과에 연락했더니 택시회사에 일일이 전화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 친절하게 알려준 개인택시조합 1곳과 택시회사 14군데에 전화를 해 사정얘기를 하고 연락처를 남겼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 어렵게 작성한 서류를 다시 작성하는 수고를 치러야만 했다. 일차적 책임은 물건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본인에게 있으나, 시청은 물론이고 15곳의 택시회사가 하나같이 분실물센터가 없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택시 안에 물건을 두고 내리는 일이 종종 발생, 통합된 분실물센터의 개설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택시회사와 시청 분실물센터 간 연락망을 조성, 습득 분실물을 전화로 접수받는 형태의 소극적 센터에서, 나아가 분실물을 직접 센터로 집약해 택시와 시민 간 가교역할을 하는 시스템화가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다.
10년 경력의 택시운전사 박 모씨는 핸드폰 습득이 가장 잦다며, 이 경우 주인으로부터 전화가 와도 돌려주지 않는 게 운전기사들의 상례라고 전했다. 승객까지 놓치며 핸드폰을 가져다주어도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다행이라는 것. 하물며 승객을 태우느라 조금 늦게 가져다준 동료기사가 핸드폰 주인에게 뺨까지 맞은 일도 있었다.
3년 경력의 택시운전사 김 모씨는 “며칠 전 금돼지 2돈이 매달린 핸드폰을 발견하고 터미널에서 부송동의 한 아파트까지 가져다주었는데 핸드폰 주인이 창문으로 물건을 받아들자마자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 들어간 일이 있었다”며, “손님 못 태워서 손해 보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왔다갔다 차비는 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시민들의 이기적 행태를 꼬집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자 핸드폰 중간 수거자가 등장하는 불법행위가 자행되기도 했다. 택시운전사는 처치 곤란한 습득 핸드폰을 수거자에게 주며 택시비의 명목으로 1만원을 받고, 수거자는 분실 핸드폰을 모아 중국 등지로 수출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것.
이에 통합 분실물센터의 운영은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운전사들의 번거로움을 줄여줄 뿐 아니라, 핸드폰 불법 유통을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까지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교통행정과 택시 담당자는 “올해 들어 택시분실물 관련 전화 민원이 세 건이지만 분실자가 택시회사나 운전사와 직접 연락하는 경우를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시민들의 불편민원이 발생하면 각 택시회사와 버스회사로 공문을 보내 시청 내 통합 분실물센터 운영을 추진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