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최대 사찰인 익산 미륵사의 옛 모습과 규모를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는 ‘미륵사지 출토 치미’ 전시회가 마련돼 문화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립익산박물관(관장 김울림)은 이달 22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개관 5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 ‘미륵사지 출토 치미-제작, 폐기, 복원의 기록’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동쪽 승방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에서 나온 치미와 연못 터에서 나온 치미 조각 등 치미 관련 유물 총 185건을 선보인다.
국립익산박물관 중장기 학술조사연구 ‘미륵사지 재발견’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미륵사지 출토 치미의 원형을 추적하기 위해 고고학적, 미술사적 검토와 과학적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치미 제작기법 및 보존·수복 성과를 소개한다.
예부터 치미는 건축물의 지붕 용마루 양끝을 장식하는 기와로, 치문鴟吻, 취두鷲頭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한반도에서는 4세기 중후반에 축조된 고구려 안악1호 무덤 벽화 등에서 초보적인 형태의 치미가 확인되며, 7세기에 조성된 미륵사지에도 다양한 형태와 문양을 담은 치미 편이 900여 점 이상 출토되어 학계의 관심을 받았다. 비록 완전한 모양이 아닌 편으로 전하지만, 백제 최대 사찰 미륵사의 옛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타임캡슐과도 같은 치미의 제작, 폐기, 복원의 과정을 살펴본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되었다. ‘1부 과학기술과 보존·수복을 통해 본 치미’에서는 과학조사를 통해 치미의 내부 구조 및 제작 방법 등을 관찰한다. 또한 이물질 제거부터 색맞춤에 이르기까지 치미의 보존처리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소개한다.
‘2부 형태를 빚고 문양을 담은 치미’에서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치미의 능골(脊稜), 동부胴部, 날개(鰭部), 꼬리(頂部) 등의 형태와 용문龍文, 보주문寶珠文, 연화문蓮花文, 당초문唐草文 등의 문양이 장식된 치미 편을 집중적으로 전시한다. 폭넓은 문헌자료와 다양한 일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치미의 형태와 문양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3부 용마루 위 장식기와, 치미’에서는 이번에 복원한 동원 승방지와 연못지 출토 치미를 최초로 공개한다. 특히 완형으로 복원된 동원 승방지 출토 치미는 높이가 약 143cm에 이르는 대형 치미로, 그 크기나 형태에서 주목되는 바가 크다. 장식기와의 크기를 통해 건축물의 규모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치미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이 외에도 전시실 입구에 문화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촉각체험물(4종)을 비치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전시 담당자는 “다양한 문양과 형태가 남아있는 미륵사지 치미는 고대 한반도 치미의 변화 양상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전문가 외에도 관심 있는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하였다.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다양한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와박사의 모자 찾기(10.26.)’, 성인 대상으로 ‘고대 치미의 특징과 변천(11.7.)’과 ‘동아시아 치미(12.5.)’를 주제로 한 강연이 열린다.
또한 전시 개막을 기념하여 ‘국립국악원 초청 공연(10.26.)’과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 ‘산넘고 물건너(10.22.~11.24.)’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세부 일정 및 내용은 국립익산박물관 누리집(iksan.museum.go.kr)에서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