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민의 대표 기구인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체육행사 명목으로 거액의 협찬금을 요구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지역 주민을 대표해 주민의 복지·편익 증진에 앞장서야 할 주민자치위원회가 오히려 지역 상공인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안기며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4일 익산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자치위원 등에 따르면 주민자치위원들의 화합과 공동체 함양을 위해 오는 20일 팔봉동 공설운동장에서 제6회 익산시 주민자치 한마음 체육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주민자치위가 자체적으로 세운 체육대회 예산은 4천300만 원으로, 이 가운데 3천만 원은 익산시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 1천300만 원은 29개 읍면동 자치위원회에서 각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29개 읍면동 자치위에서 각출키로 했던 예산이 잘 걷히지 않자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협찬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경기 불황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협찬금을 내고 있다.
이는, 지역에서 영향력 높은 주민자치위원들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혹여 나쁜 소문이라도 나 단골손님이나 기존 거래처마저 끊길까 하는 두려운 마음에 기인한다.
소상공인들이 낸 협찬금 규모는 30~40만 원에서 사업규모가 큰 업체는 100만 원정도 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소상공인들이 낸 돈은 체육대회 진행비용으로 쓰이지만, 사실상 29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 700여명이 먹고 마시거나 경품 등 부대비용으로 충당되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업체 관계자는 “수십만 원의 협찬금이 다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상공인들에게는 지역 유지인 주민자치위원들이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들의 요구를 들어 줄 수 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