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터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려 조성한 국립익산박물관이 대한민국 문화공간 발전에 지표가 될 수 있는 건축물에 시상하는 제8회 한국문화공간상을 수상했다.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은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에서 주관하는 제8회 한국문화공간상(뮤지엄부문)을 지난 18일 수상했다고 19일 밝혔다.
1997년 한국박물관건축학회로 발족한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는 박물관·미술관·도서관·공연장 등 문화시설 전반에 관한 공간 학술단체로 대한민국 문화공간 발전에 지표가 될 수 있는 건축물을 발굴·시상하고자 2015년 한국문화공간상을 제정해 지속해오고 있다.
한국문화공간상은 최근 2~3년 사이에 준공 또는 완성된 국내 문화공간 작품을 공연장·뮤지엄·도서관 및 작은문화공간 등 4개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심사위원회는 “국보인 미륵사지 석탑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공간을 지하에 배치했다. 그에 따라 건축 외관 디자인의 욕망도 절제하고 넓은 전시공간을 확보하여 여유로운 전시 연출이 가능하도록 구성된 건축이라는 점이 우수하다”라고 평가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익산 미륵사지에 남아있는 두 개의 석탑과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용화산, 남측 연못,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는 국립익산박물관이 세계문화유산 미륵사지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기 위해 ‘보이지 않는 박물관’이라는 건축 개념으로 독특하게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즉, 박물관이 건축된 이후에도 세계문화유산의 주인공인 미륵사지 터 자체의 아름다움이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일체화된 경관으로서 읽혀지고자 시설의 1/2 이상을 지하화하는 등 지상 노출을 최소화한 것이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전라북도 익산시 미륵사지로 362번지 일대 39,695㎡ 부지에 연면적 7,499.69㎡, 지하 2층, 지상 1층 규모로 건립됐다.
2009년 1월 미륵사지 석탑(국보) 해체 보수 작업 과정에서 다량의 사리장엄구가 출토되었고, 2015년 7월에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이에 미륵사지를 비롯하여 익산 지역에서 출토되는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관리와 활용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건립되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익산 문화권의 문화유산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전시공간 외에도 어린이박물관,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문화상품점,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야외 광장(역사의 거울), 옥상정원 등 시민들이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과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익산박물관 최흥선 관장은 “한국문화공간상(뮤지엄부문) 수상은 미륵사지가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으며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탁월히 수행한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2023년에는 박물관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전시, 유적밀착형 교육 및 문화행사 등으로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익산박물관은 지난 2019년 8월 준공, 2020년 1월 개관했으며, 한국건축문화대상(KAA) 준공건축물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