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열려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원광대학교(총장 박맹수) 원불교사상연구원은 지난 14일 교내 숭산기념관에서 3.1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원불교 법인성사 100주년을 앞두고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과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한국원불교학회 공동주관한 이번 학술대회는 ‘동포은’을 중시하는 원불교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과 관련하여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파악해 원불교의 미래지향적 가치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기조 강연을 맡은 박민영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제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불법연구회가 친일화되지 않고 민족종교로서의 모습을 의연히 지켜낸 점을 강조했다.
제1부에서는 박맹수 총장이 원불교사상연구원에서 발굴했던 원불교인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요청했으며,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김용달 소장은 3.1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1924년 불법연구회가 만들어졌다는 사실과 관련하여 민족종교로서의 모습이 더욱 선명하게 부각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태산 대종사와 원불교인의 독립운동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제2부에서는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김도형 연구원이 도산 안창호 선생이 이상촌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소태산 대종사를 만나 자신이 미처 하지 못한 일을 소태산이 이루었다고 평가한 일화를 소개하고, 전북대 윤상원 교수는 ‘김제지역 원불교와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박대완의 공적이 뚜렷해 국가유공자 서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외국어대 이숙화 교수는 3.1운동 때의 황온순 독립만세운동, 1920년대 만주에서의 항일운동, 1926년 귀국 후 학교나 병원 등을 통해 교육 및 사회활동이 민족운동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설명했으며, 국가보훈처 서동일 연구원은 정산 송규 종사와 부친 송벽조가 전라도로 이주한 것은 파리장서운동에 대한 일제의 야성 송씨 탄압과 상당 부분 관련이 있음을 밝혔다.
시의성 있는 주제로 처음 소개되는 내용인 만큼 원불교 교단 관계자를 비롯해 많은 학자와 시민들이 참석한 이번 학술대회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약자가 강자되는 진화상의 길을 추구하며 개인의 자립과 갱생을 도모해온 원불교의 활동이 기존의 독립운동과는 또 다른 차원의 독립운동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박맹수 총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이후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민족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한 원불교 선진들의 독립정신과 개벽정신 함양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학술대회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