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철 익산시장이 민선 6기 출발부터 고강도 견제‧감시에 나선 의회의 장벽(障壁)에 부딪히며 핵심공약 이행이 불투명하는 등 향후 시정운영의 험로가 예고되고 있다.
익산시의원 상당수가 신흥정수장 폐쇄와 광역상수도 전환, 10개부서 북부권 이전 등 박 시장의 핵심 공약에 대해 소통 부재와 시민 경제적 부담 가중 등의 이유를 들어 저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황호열·김태열·박철원 시의원은 제177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집중 지적하며 시민 동의 과정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박시장과 집행부의 '불통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시민 부담 가중 '안 된다'
먼저 황호열 의원은 박 시장의 핵심공약인 광역상수도 전환 추진에 대해 세가지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현재 익산시에서 생산하는 수돗물이 안전한 점과 광역상수도로 전환할 경우 시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점, 시민 동의 없이 밀어붙이식 불통 행정이 그 이유다.
황 의원에 따르면, 광역상수도로 전환할 경우 시민의 물 이용부담금은 현재 52원에서 160원으로 늘어나게 되고 저소득층이 단수조치를 당하게 돼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서민물가의 연쇄상승을 부추겨 가정용을 기준으로 1년 90억 원이 증가되고, 일반음식점, 목욕탕, 소상공인들은 이보다 몇 배 많은 부담을 떠안게 돼 시민경제 악순환과 시 전체의 이중 부담을 안게 된다.
황 의원은 “수자원공사와 익산시에서 생산되는 물의 수질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였던 만큼 시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기는 광역상수도 전환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게 대부분 시민과 시민의 뜻을 받드는 의원들의 생각”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도 새로운 시장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집행부가 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시민과 의회를 경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밀어붙이기 시정 '안 된다'
김태열 의원도 의회와의 소통 부재, 일방적 시정 운영 등을 비판하며 박 시장의 핵심공약인 10개 부서의 함열읍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공약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당선이 되면 우선 공약의 실현가능성, 기대효과 및 시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야지, 공약이라고 해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다그쳐서 되는 게 아니라”고 질타하며 “북부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위적 청사 이전이 아니라 경제·문화·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경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익산시청 조직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어 시청을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등 업무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실정에서 또 다시 함열읍으로 10개 부서를 옮긴다면 시민들에게 행정업무 편리성 제공을 외면한 채 지역감정을 부추겨 지역간, 계층간 분열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행정 말 바꾸기 '안 된다'
박철원 의원은 최근 부채문제와 관련한 행정의 말 바꾸기 행태를 지적하며 행정에 대한 시민 불신이 생기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행정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시장이 바뀐 후 부채 산정금액도 당초 3379억에서 7824억원으로 2.3배 증가한 것으로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며 “공무원들의 말 바꾸기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사회구성원간 위화감이 커져가고 있다는 점은 심히 유감이 아닐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시민의 알 권리에 대해 편향되고 객관적이지 않은 정보제공은 오히려 도시브랜드의 훼손과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관성 있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집행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시의원들은 “박 시장의 일방통행은 시민과 시의회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처사”라며 “공청회 등을 거쳐 시민의 동의를 얻고 시의회와 소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