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학교가 재정건전성 확보 문제를 두고 극심한 학내 갈등을 겪고 있다.
대학 노동조합에 이어 교수와 직원, 학생들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까지 나서 이사장과 총장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대학 내부가 심각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일 원광대학교 노조와 대학평의원회는 본관과 학생회관 주변, 대학 내 운동장과 도로 등 교내 곳곳에 ‘재정건전성 확보 촉구’ 현수막을 내걸고, 재단과 대학의 수뇌부인 이사장과 총장을 향해 강도 높은 압박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대학에서 대학병원에 지원하는 임상교원인건비 지급 중단을 비롯 임상교원 채용 전면 중지, 산본병원 임대금 80억원 상환, 글로벌교류센터 건립 반대 등을 요구하며 이사장과 총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243명에 달하는 임상교원과 부속병원만 12곳이 넘는 현실은 방만한 운영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주장하며 법인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임상교원 인건비가 대학에서 병원으로 전출되고 학기 중에 예산이 340억 원 삭감되는 등 상식을 벗어난 대학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면서 고통 분담한다면 대학 직원들의 인건비 삭감을 시도하는 이사장과 총장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노조에 이어 대학 평의원회까지 나서 대학 내부 문제를 표면화시키자, 원광대는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대학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4일부터 13일까지 접수가 시작되는 이번 수시모집에는 전체 모집 신입생의 절반이 넘는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이어서 내부 갈등이 심각해질 경우 신입생 모집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내용들이 노조와 평의원회 등과 논의 과정속에 표면화된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학생들의 문제가 아닌 법인과 대학 운영의 문제라서 학생들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원광대가 이 같은 학내 갈등으로 몸살을 앓자, 지역시민사회는 잦은 학내 갈등을 꼬집으며 구성원 스스로 위기를 불러들인다는 비판과 함께 탐탁찮다는 반응이다.
지역대학의 이런 내홍은 대학 발전의 걸림돌이 될 만큼 파괴력이 커 지역민들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익산교육시민연대 한 관계자는 “정부가 대학자율화를 기치로 구조조정과 규제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방대학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대학에서 정책에 걸맞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고 구성원간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위기의 지방 대학상황을 생각하면 경쟁력을 쇠잔하는 다툼은 피해야 마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