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KTX 익산역 건설로 4년째 가로막힌 중앙지하차도 문제의 해결‧중재를 위해 오는 2일 익산에 현지실사차 방문 예정인 가운데, 권익위가 핵심 관건인 500억 원의 예산 문제를 어떤 형태로 결론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익위의 중재가 단순히 관련기관간 예산 부담률을 조정하는 선으로 결론 날 경우 재정여건이 열악한 익산시 입장에서는 부담액 감당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해, 자칫 중앙지하차도 개통이 수십 년 후로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권익위가 재정여건이 열악한 익산의 현실을 감안한 중재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송학‧모현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중앙동상가연합회 등 서부지역 주민 대표들은 지난 5월 30일 익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KTX 익산역 중앙지하차도 문제로 인해 지역 주민들과 주변 상가들의 피해가 막대하다”며 “국토부는 국가예산을 투입해 이 같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국민권익위는 익산 중앙지하차도 개통의 해법을 찾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 익산시 등 3곳의 관련기관과 그동안 2차례 협의를 진행한데 이어 3차 회의에 앞서 오는 2일께 현지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권익위는 이번 익산 방문을 통해 우선 중앙지하차도 인근 주변 여건을 살펴보고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미 2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중앙지하차도 개통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권익위는 이번 익산 현지 실사를 통해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3차 회의부터는 지하차도 개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논의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권익위의 이번 익산 방문과 3차 회의를 앞두고 지역 일각에선 3개 관련기관에게 예산 부담률을 나누는 방식으로 중재안을 도출할 경우 재정여건이 어려운 익산시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워 지하차도 개통이 힘들어 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권익위에서 열악한 지방재정여건을 감안한 익산시의 주장과 현실을 감안한 중재안을 도출해야 지하차도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것.
지하차도 인근 주민들은 "익산시는 재정여건상 재원을 조달하기가 불가능하고, 국토부나 철도공단은 익산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주민들은 파탄 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익산시에 책임을 쥐어주는 것은 지하차도 개통 의지가 없는 것"이라며 현실을 감안한 권익위의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
한편 국토부는 도로법에 따라 지하차도로 접근하는 도로와 연장 도로는 익산시가 개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철도부지에 대한 지하도로 개설은 이미 마쳤다며 연결도로 개설을 익산시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익산시는 500억원이 넘게 필요한 지하차도의 경우 KTX익산역 건설로 인한 공사라는 주장을 펴며 국토부와 철도공단에서 개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등 좀처럼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익산시민 3만5000여명은 청와대와 국민권익위 등에 최근 지하차도 개통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국민권익위가 중재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