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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때문에 미워할 수 없는 일본

다문화강사 요시다 유미 씨를 만나다

등록일 2012년08월23일 17시03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선생님, 왜 일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괴롭혔어요?”

다문화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결혼이주여성 요시다 유미(47. 일본 출신)씨는 강사로 일하며 가장 난감했던 적이 한국 아이들이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물어올 때라고 한다.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때는 너무 당황했어요. 그렇지만 아이들이 순수하게 물어오는 걸 답해주지 않을 수 없어서 고민 끝에 한국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러지 않았을까 라고 답을 했지요”

친구가 예쁘고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탐이 나듯이, 일본인들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거라고 설명하면 아이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고 한다.

사람도 나라도, 알면 알수록 가까워진다. 다문화강사 파견 수업은 베트남, 몽골, 일본,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의 의상과 음식, 지도, 전통놀이 등을 배우고 체험하며 각국의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다.

2010년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찾아가는 다문화강사파견 교육’을 받은 요시다 씨는 기관이나 어린이집, 학교 등을 돌며 틈틈이 아이들에게 일본 문화를 가르치고 있다.

“일정한 수업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센터를 통해 수업 신청이 들어오면 일본을 소개하고 아이들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마냥 설레고 기뻐요.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이 저를 통해 달라지는 것을 보면 그게 제일 큰 보람이지요.”

8월 20일과 21일, 익산시 함열초등학교에서 열린 이틀간의 다문화캠프에서 그녀는 일본문화와 한국 문화를 비교하면서 다문화수업을 진행했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캠프에 참여한 학생 20여명은 일본 전통 의상 유카타를 입은 요시다 씨를 보자 호기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간단한 일본 인사말을 알려주고 일본의 지도와 문화유산, 주거 문화, 즐겨먹는 음식, 전통놀이 등을 차례로 소개했다.

요시다 씨는 단순히 소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 문화가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또, 그렇게 차이가 생겨난 이유까지 조목조목 설명한다.

“일본의 전통 가옥은 지붕이 뾰족해요. 한국에는 이런 집이 거의 없는데 일본은 왜 이렇게 지었을까요?”

요시다 씨의 질문에 한 학생이 손을 들고 “비 피해가 나지 않게 하려고 한 거 아닐까요?”하자 그녀는 웃으며 답을 이야기한다.

“한국과 달리 눈이 많이 오는 일본은 곳에 따라 2m 정도까지 눈이 쌓일 때도 있어요. 만약 지붕이 평평하면 눈이 흘러내리지 않고 계속 쌓이기만 해서 큰 피해가 날 수도 있지요.”

다문화 수업 중에서도 일본의 전통 놀이 배우기는 아이들이 제일 즐거워하는 시간이다. 일본 씨름은 스모인데 이와 비슷하게 종이를 오려서 하는 씨름이 ‘가미 스모우’다. 씨름 선수가 새겨진 종이를 하나씩 나눠주자 아이들은 요시다 씨의 설명에 따라 종이를 반으로 접어 오리기 시작한다.

직접 오린 종이는 작은 종이판 위에 서로 껴안듯이 몸을 기대게 하고 손가락 하나를 이용해 종이판을 두드리면 된다. 이때 먼저 넘어지는 종이 인형이 지는 셈이다.

심판을 맡은 요시다 씨가 파란 부채를 들고 “핫게요~이 노콧따 노콧따(좀더 밀어요, 힘내요)”라고 하자 아이들은 톡톡톡 손가락으로 종이 경기장을 두들기며 씨름에 몰입한다.

손가락으로 하는 씨름이다 보니 남녀의 차이도, 힘이 세고 그렇지 않고의 차이도 없이 온전히 순발력과 운으로 승패가 갈린다. 요시다 씨가 첫 게임에서 승리한 2학년 여학생의 손을 번쩍 들어주자,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남학생들이 우르르 앞으로 나온다.

짧은 한 시간 여의 수업이었지만 수업 전후 아이들의 변화는 놀라웠다. 수업 전 일본에 대해 ‘축구, 독도문제’만 떠오른다고 답하던 아이들은 “이제 일본하면 소바와 스시, 벚꽃, 또 종이씨름이 떠오른다.”고 웃는다.

요시다 씨는 다문화강사를 꿈꾸는 결혼이주여성들의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한국어를 정확하게 배워야 하구요. 또, 처음 만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소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회에 걸쳐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 일본, 몽골,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8개국의 다문화강사를 양성해 온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현재 15명의 예비 다문화 강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익산시 여성청소년과 오지선 주무관은 “아직까지 일정한 강의 계획과 보수를 마련하여 다문화강사를 직접적으로 취업에 연계시키고 있지는 못하지만 교육을 희망하는 기관이나 학교에서 신청이 들어오면 꾸준히 다문화강사에게 연결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있다.”며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

다문화강사가 기관으로 직접 찾아가는 ‘다문화강사 파견사업’을 희망하는 기관 및 학교는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850-6046)로 문의 및 신청하면 된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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