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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가을 한 입 베어 무니 ‘상큼, 아삭’

[가을이 오는 소리 #1] 가을의 전령사, 쓰가루(일명 아오리) 사과 수확 한창

등록일 2012년08월11일 23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풋풋한 연둣빛, 탄탄한 육질

나무마다 주렁주렁 맺힌 사과에선 이른 가을 향이 주르륵 배어 나온다. 상큼한 향기를 맡았을까? 개구쟁이 꼬마 손님들도 꿀을 찾아 날아든 나비처럼 총총 사과 농장으로 모여든다. 8월과 9월, 지금 가장 맛있다는 가을의 전령사 쓰가루 사과의 골든타임을 비집고 들어가 본다.

“와 사과가 다 파랗네~ 제가 제일 크고 잘 익은 사과를 딸 거에요~ ”

아이는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높이의 사과를 보더니 연둣빛은 잘 들었는지, 크기는 적당한지 제 딴에 열심히 가늠해 보더니 하나를 덥석 골랐다.

채 더위가 가시지 않은 8월이지만 입추가 지나서일까. 저녁 바람엔 신기하게도 스산함이 배인다. 막 출하를 시작한 쓰가루 사과, 일명 아오리 사과를 맛보려는 가족 단위의 체험객들은 볕이 너그러워질 오후 3시를 넘기자마자 하나 둘 익산시 왕궁면에 자리한 에덴농장으로 찾아들었다.

“어, 이건 뽀로로 기차 같아요!”

윙 소리와 함께 과일 수확 작업차가 과수원 안으로 움직인다.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마다 올망졸망 앉은 아이들은 기차 여행이라도 떠나는 듯 손을 흔들며 연신 깔깔댄다.

“오늘 따는 이 사과는 보통 아오리 사과라고 하는데, 그건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만들어져서 그렇게 부르는 거고, 원래 이름은 쓰가루에요. 또, 사과 딸 때는 가지를 꺾지 않으면서 조심스럽게 따야 해요. 딴 사과는 멍들지 않게 놓는 게 중요하구요”

에덴농장 정학재 씨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손으로, 또 기구를 이용해 사과 따기에 몰입했다. 수확한 사과를 조심스럽게 보듬어 바구니에 채우자 어느 새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 솟는다.

열심히 일한 자 맛보라 했던가? 막 가지에서 따낸 사과를 쓱쓱 옷에 문질러 한 입 베어 문 아이들의 입 꼬리가 경쾌하게 올라간다.

시장에서 사과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나무에서 갓 따서 먹는 사과에는 비할 것이 못된다. 특히, 빨간 홍로 사과와 달리 껍질째 먹어야 제 맛인 쓰가루 사과는 새콤한 맛이 매력적이다. 황토 흙에 뿌리 내려 더위도 이기고 가뭄도 견디며 튼실하게 자란 과실에는 농부의 정성과 땀, 흙의 기억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GAP(생산이력제) 인증을 받은 에덴농장은 친환경 저농약으로 사과를 재배하는데 생산된 과일을 수확체험과 입소문으로 90%이상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맛 좋은 사과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불러 모은 것은 정학재 씨와 안주인 홍인숙 씨의 인심이다.

“딸과 아들 모두 시집 장가보내고 나니 저희 부부는 큰 욕심은 없어요. 그래서 따로 체험비도 안 받구요. 그냥 직접 딴 거 그 자리에서 맛보시구 가져가시는 그만큼만 시중에서 파는 가격으로 받습니다.”

아이들과 사과 수확에 나선 몇몇 주부들은 지난 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에덴농장을 접한 뒤 짬짬이 이곳을 다녀간다고 전한다.

“봄에는 저기 정자에서 삼겹살도 구워먹었어요~ 밥 먹은 뒤엔 아이들은 수건돌리기를 하고 저희는 수다를 떨구요~ 에덴농장은 저희 별장 같은 곳이에요~ 아이들이 직접 사과 따고 사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잖아요.”

실제 지난 가을 에덴농장에는 가족 단위의 사과 수확 체험객 약 2,500여명이 다녀갔다.

“바빠서 손주 얼굴 보기도 힘든데, 과수원을 내주니 아이들이 찾아오더라구요~ 아이들이 웃고 떠들면, 그냥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아요.”

십여 년 전 남편의 사고로 농장을 꾸리게 된 홍 대표는 수확한 사과가 공판장에서 형편없는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보고 직거래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1박스, 2박스가 아닌 반 박스도 안 되게 배달을 시작해 과일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 주문량에 이르게 됐다.

체험을 마치고 농장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2차(?)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0℃의 저장고에서 땀 식히기! 한여름에도 입김이 모락모락 뿜어져 나오는 과일 저장고에 들어서니 아이들 입에서 꺄아아 함성이 터진다.

쓰가루 사과 수확은 체험비는 따로 받지 않고 5kg당 2만원에 판매한다. 더위가 가시는 9월 중순부터는 맛있는 사과의 대표주자 부사 따기 체험이 이어진다. 체험에 대한 문의나 에덴농장 블로그(http://eden9004.blog.me)나 홈페이지(http://www.eden21.co.kr)로 하면 된다.

* 에덴농장 홍인숙 대표 010-3677-9004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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