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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주5일제 수업…학부모 “난 반댈세”

주 5일제 자율시행 “고통 받는 건 아이들과 학부모”…수업시수 변경 안돼 초등생 '7교시'까지

등록일 2011년11월28일 18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주5일 수업을 두고 학교마다 혼선을 빚고 있다. 내년부터 전면 시행될 것으로 보였던 주5일 수업제가 자율 시행으로 변경되면서‘찬-반’선택지를 놓고 학교-학생-학부모 모두 해석이 분분하며 ‘대혼란’이다.

특히, 주5일 수업제 자율시행으로 ‘고통 받는 건 아이들과 학부모가 될 것’이란 교육 전문가들의 해석이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는, 수업일수는 줄어든 반면 수업시수는 줄어들지 않아 하루 동안 수업의 양이 길어지고, 사교육도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정부가 내년부터 적용되는 주5일수업제의 시행에 따라 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45조.

28일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의 전면 시행을 계획했지만 지난달 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45조) 일부 개정을 통해 '전면적 자율도입 체제'로 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5일 수업제 전면 시행을 학교장의 자율 판단으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선 학교에 떠맡긴 셈이다.

선택은 세 가지 유형으로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지 않거나 ▶현행처럼 격주 휴무를 실시하거나 ▶전면 실시하는 방안이다. 교과부는 그에 따른 수업일수도 제시했는데 각각 매 학년 220일 이상, 205일 이상, 190일 이상 등이다.

문제는 수업일수가 줄었는데, 수업시수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토요일에 쉬는 만큼 평일에 더 많은 수업을 해야 한다. 토요일 4시간 수업을 평일로 분산 배치하는 것인데, 이렇게 될 경우 초등학교에서도 ‘7교시 수업’이 부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주당 25시간 수업인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현재 주1회 5교시 수업이 3회로 늘어난다. 현재 주당 평균 33시간 수업인 5·6학년의 경우 주당 4일은 6교시가 불가피하고, 최소 2∼3일은 7교시 수업까지 받아야 하는 결론에 이른다.

중학교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중학교의 경우 현재 쉬지 않는 2번의 토요일은 대다수 수업이 학생 재량활동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되면 평일로 분산돼 사실상 재량활동을 하기 어려워진다.

5일 동안의 시간표가 교과수업으로만 꽉 차고, 평일 수업부담도 대폭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더욱 황당한 사태는 각 학교가 주5일 수업제의 세 가지 유형 중 하나를 자율 선택할 경우 학교별로 토요일 휴무 방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어떤 학교는 토요일 전부 학교에 나가고, 어떤 학교는 격주로 나가고, 또 어떤 학교는 모두 쉰다. 심하게는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는 토요일 전부를 쉬고, 중학교에 다니는 둘째는 격주로 쉬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 애는 모든 토요일에 학교를 나가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수업일수는 줄어든 반면 수업시수는 줄어들지 않아 하루 동안 수업의 양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 보충수업 문제 등으로 '0교시'가 부활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토요일까지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가정 등은 아이를 맡길 곳을 잃어 '학원' 등을 모색하는 경우가 생겨 사교육비가 더욱 증가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 같은 요인에 따라 내년부터 주5일 수업제를 도입하려던 상당수 학교가 전면 실시를 포기하고 현행처럼 토요 격주 수업인 월 2회 실시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전면실시의 경우 '2012학년도 주5일 수업제 운영계획서'도 내야하고 이 계획서에는 교육과정 운영계획, 저소득층 및 맞벌이자녀 지원 프로그램, 학교 특색프로그램, 토요일 시설개방 계획 등이 포함돼 있어 일이 가중된다는 평이다.

또 자율형사립고 등의 경우 '학력 저하 우려', '사교육 수요 차단' 등을 이유로 전면시행을 꺼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반기는 반면에 또 다른 부모들은 양육부담과 교육비·학습부담의 증가 등에 따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생과 중학생을 둔 A학부모는 “주5일 수업제 시행의 궁극적인 이유는 공부에만 매달리는 학생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인데, 오히려 학습부담이 늘어나는 꼴이다”며 “초등학생까지 7교시 수업을 시키느니 차라리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지 않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주5일수업제는 시행해야하는 것이지만 수업시수 감축 없이는 효율이 없다"며 "자칫 잘못하면 초등학교 따로, 중학교 따로, 공립고등학교 따로, 사립고등학교 따로 되는 대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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