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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왕궁리 유적서 '백제판 포석정' 확인

백제궁성 후원ㆍ제석사 가람 실체 드러나...30일 발굴조사 자문회의 및 현장설명회

등록일 2009년10월29일 18시22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7세기 백제 궁궐의 후원(後苑)과 수로시설이 국내 최초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왕궁리 유적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진 제석사지 2차 조사에서는 가람 배치가 사비기 백제의 사찰과 동일하며, 그 규모가 매우 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89년부터 익산 왕궁리유적(사적 제408호) 및 제석사지유적(사적 제405호)발굴조사 중인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올해 북편 구릉지역 조사 결과 백제시대 궁성 후원의 존재와 물길(曲水路), 보도시설, 석축시설 및 건물터 등으로 구성된 내부시설을 국내최초로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소가 밝힌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곡수로는 구불구불한 곡선 형태로 크게 두 줄기가 확인되었다. 그 중간에는 물을 저장하여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네모난 집수시설(集水施設)이 만들어져 있다. 곡수로의 너비는 80~140㎝이고 단면은 바닥이 편평한 U자형으로 현재까지 확인된 총 길이는 228m이다.

중국 동진(東晉)시대부터 유행했고 일본 헤이죠큐(平城宮) 동원정원(東院庭園) 등에서 채택되었던 구불구불한 물길이 후원 공간에서 중심적인 요소로 확인됨으로써 동아시아 고대 원림의 조영 방식에 대한 비교 연구가 가능해졌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연구소는 또 왕궁리 유적에서 동쪽으로 1.4㎞ 떨어진 제석사지 2차 조사에서는 가람 배치가 기본적으로 사비기 백제의 사찰과 동일하며, 그 규모가 매우 컸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목탑 등 기단 기초부의 특이한 조성 방식을 규명할 수 있었다.

우선, 이미 확인된 목탑지, 금당지, 강당지 이외에 회랑지, 중문지, 동․서건물지가 확인됐다. 목탑지의 중심에서 동쪽으로 42.2m나 떨어진 지점에서 확인된 동회랑지는 폭이 7.8m로, 폭 6.8m인 미륵사지 회랑 등 지금까지 확인된 백제 사찰의 회랑 중 가장 넓다.

또한, 목탑지와 금당지 사이의 서편에서 목탑과 규모와 축조수법이 동일한 방형 건물의 기초부(동서 21.5m, 남북 20.8m)가 새롭게 확인되어 제석사의 조성 및 변천양상을 밝히는데 새로운 단서를 확인하게 됐다.

건물 기초부는 목탑 기단 기초에서 보이는 달구질흔(고대 건물의 기초를 단단하게 다진 흔적)보다 훨씬 치밀하고 정교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네 모서리에서는 목탑지에서와 마찬가지로 계단상의 작업 통로가 발견되었는데 작업이 끝난 후 이 부분도 판축을 정교하게 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연구서는 금당 서편의 이 방형 건물은 목탑과 그 규모와 축조수법이 동일하기 때문에 목탑과 아주 유사한 성격의 건물로 추정된다며, 남북편에 금당이나 중문 등 가람으로 추정할 만한 별다른 건물이 없어 그 조성 배경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제석사지의 성격 규명을 위해서는 사적 범위의 확대와 제석사가 불탄 후 그 잔해물을 버린 곳으로 추정되는 인근의 폐기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연구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소는 이 같은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발굴조사 자문회의를 오는 30일 발굴현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소통뉴스 이백순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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