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강간범 10명 중 4명은 집행유예를 받고 석방된 사실이 확인됐다.
15일 민주당 이춘석 의원(익산갑)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살인·강도 등 범죄 양형자료(제1심 기준)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강간사건 4639건의 피고인이 법의 심판을 받았다.
이 가운데 1757건(37.9%)은 자유형(징역·금고·구류)이, 2021건(43.6%)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는 10명중 4명이 석방된 것이다.
집행유예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이 선고된 범죄자의 정상을 참작해 일정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판결로,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구치소 등에 수감됐던 피고인은 그 즉시 석방된다. 또 이 유예기간을 사고 없이 넘기면 형의 선고 효력이 없어진다.
특히, 최근 5년동안의 법원 판결은 사람을 목숨을 빼앗은 일명 살인죄보다 강도죄에 사형을 선고하는 빈도가 2배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간 법의 심판을 받은 살인사건은 3527건이고, 강도사건은 9701건이다.
이중 살인은 4건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75.7%인 2671건은 자유형을, 20.2%인 714건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반면에 강도사건 경우 사형이 9건을 비롯 자유형 5428건(56.0%), 집행유예 3023건(31%)이 선고됐다. 이는 강도의 경우보다 살인이 사형 선고가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이 밖에 절도사건도 최근 5년간 69,220건이 법의 심판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자유형 30,294건(43.8%), 집행유예 24,552건(35.5%)이 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살인 사건을 가장 많이 다룬 곳은 461건을 다룬 수원지법이었으며 대구지법(338건), 부산지법(302건)이 뒤를 이어 각 지역의 사건 빈도수를 가늠케 했다. (서울소재 지방법원의 총계는 665건)
수원지법은 그 밖에도 강도(1,196건), 강간(572건), 절도(8,160건) 부분에서 가장 많은 사건을 다룬 것으로 확인되었다.
강력범죄에 대한 각 법원별 집행유예 선고율에도 차이가 났다. 살인의 경우 울산지법의 집행유예 선고율 28.6%와 서울동부지법의 13.0% ▲강도 울산지법(37.5%)과 청주지법(24.6%) ▲강간 울산지법(60.4%)과 제주지법(26.2%) ▲절도 울산지법(43.8%)과 서울중앙지법(29.4%)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울산지법은 살인, 강도, 강간, 절도 범죄에 있어 전국 최고의 집행유예 선고 비율을 보였다.
이춘석 의원은 “각 지방법원별로 선고 결과에 차이가 나는 것은 법원 판결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며 “각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 차이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