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일부 공무원들이 쌀 직불금 부당 수령에 이어 또다시 가족수당과 자녀학자금 보조수당을 부정하게 수령했는가 하면, 직권남용이나 품위손상 등 각종 비리로 징계를 받은 도내 공무원이 지난 3년간 353명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마다 공직 비리 근절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이 처벌로 인해 이 같은 공직 비리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직사회 ‘수당’ 임자 없는 ‘눈먼 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이 6일 공개한 ‘공무원 가족수당 및 자녀학비 보조수당 부당 수령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이 최근 5년간 부당 수령한 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이 13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의 경우 공무원 1만5,700여 명 중 2,121명(13.8%)이 부당한 방법으로 공무원 수당을 타내 16개 시·도 중 5번째로 많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이 부당 수령한 금액은 모두 6억8,000여만원으로 전국에서 6번째로 많은 수치이다. 공무원 수와 예산 규모가 훨씬 큰 경기와 경남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수위권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도내 공무원 2,017명이 가족수당 6억2,500여만원을, 104명이 자녀학비 보조수당 5,400여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1인당 부당 수령 평균액은 32만원이었다.

이들은 사망 등으로 부양가족이 변했거나 부양가족 중 직계 존속과 동일 주소·동일 세대를 구성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고 부당하게 가족수당을 수령했는가하면, 자녀가 휴학 등으로 취학사항 변동이 있지만 역시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자녀학비 보조수당을 수령했으며, 심지어 부부 공무원인 경우에는 두 명 모두 이를 수령한 경우도 있었다.

유 의원은 “쌀 직불금 부당 수령에 이어 또다시 대규모 수당 부정 수령이 확인됨으로써 공무원들의 도덕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부당 수령 공직자에 대해서는 부당 수령액을 전액 환수하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엄격한 징계 처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량 미달‘ 징계공무원 매년 증가 추세
직권남용이나 품위손상 등 각종 비리로 징계를 받는 도내 공무원이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 김소남(한나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징계를 받은 지방공무원은 2천803명으로, 전체 27만5천231명의 1.02%에 달했다.

이 중 전북지역 공무원은 전북 180명(6.4%)으로, 경기 792명(28.3%), 충남 347명(12.4%), 전남 232명(8.3%), 경북 228명(8.1%), 경남 207명(7.4%)에 이어 전국 15개 시·도 가운데 6번째를 차지했다.

전북지역 징계공무원은 2006년 60명에서 2007년 86명, 2008년 180명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180명으로 급격히 증가, 전년과 비교하면 2배정도 증가한 것이지만 2006년에 비해선 무려 3배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한 올 들어 5월말까지 27명이 징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올해에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3년간 징계사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는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품위손상이 114명(60.2%)으로 가장 많았으며, 복무위반과 직무유기가 각각 14명, 감독불충 8명, 직무유기와 증수뢰가 각각 4명 등으로 조사됐다.

2007년에도 품위손상 34명, 복무위반 19명, 직무유기 8명, 공금횡령과 감독불충이 각각 2건 등이었고, 2006년에도 역시 징계사유의 50%가 품위손상(30명)이었고, 그 뒤를 감독불충 5명, 공금유용 4명, 직무유기 3명, 직권남용·공금횡령·증수뢰가 각각 2명 순으로 이었다.

올해도 27명 중 13명이 품위손상으로 징계를 받았다.

2006년부터 올 5월까지 도내 징계 공무원 353명에 대한 징계 수위는 견책이 24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감봉 64명, 정직 38명, 해임 5명, 파면 2명 순이었다.

도 감사부서 한 관계자는 "징계 공무원이 매년 증가한 것은 음주운전이나 공무원노조 활동 등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공무원이 많기 때문"이라며 "다소 약한 처벌로 인해 재발율이 높은 만큼 공직기강 확립차원에서 징계 수위를 높게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