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동축제 운영본부(이하 운영본부)가 수천만원 규모의 축제 시스템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실시하면서 주업종이 엄연히 다른 사업항목끼리 묶어 발주,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여기에, 다수에게 알려 공정 경쟁을 유도해야 하는 입찰 공고를 방문객이 두자리수에 턱걸이하는 자체 홈페이지에만 올렸다 참가업체 부족으로 입찰이 무산되자 재공고 때서야 시청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허술한 입찰관리를 드러냈다.
이는, 다수의 참여를 유도하고 양질의 결과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기 위한 공개경쟁입찰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데다, 특정업체가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혜성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0일 운영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축제 진행을 위한 무대와 영상중계를 비롯한 음향과 불꽃특수효과, 조명과 트러스 등 총 4천500만원에 이르는 하드웨어 시스템용역 입찰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발주했다. 하지만 공고를 마감한 결과 참여율이 적어 입찰이 무산, 지난 6일 재공모했다.
그런데 운영본부는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그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사업 업태가 전혀 다른 업체끼리 묶어 참여하도록 한 특혜성 공모안.
무대항목에 상이한 업종의 의자, 스크린, 중계를 묶고, 음향항목에도 역시 업종이 상이한 발전차, 불꽃놀이, 특수효과를 묶어 발주,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 운영본부가 시청 홈페이지에 지난 6일 올린 ‘[입찰 재공고]익산서동축제2009 시스템설치 운영 용역’공고 내용을 살펴보면, 운영본부는 무대 운영자(1천5백50만원)를 모집하면서 사업 형태가 전혀 다른 스크린, 중계 항목 등을 포함해 공모, 특혜 의혹을 초래했다.
또한 음향 시스템(1천7백50만원) 운영자 공모도 마찬가지. 음향 시스템 항목에 사업형태가 전혀 상이한 불꽃놀이 및 특수효과를 업체를 함께 묶어 공고,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렀다.
게다가, 음향(100KW)과 조명(200KW)에 필요한 전기 출력용 발전차를 발주하면서 각각의 항목에 포함 발주하는 보통 사례와 달리 이번 공고에서는 이례적으로 적은 용량이 필요한 음향 항목에 묶어 발주, 역시 의혹을 초래했다.
이번 공고로, 무대와 영상을 모두 보유한 특정업체는 사실상 낙찰을 좌우하는 입찰가 제시에 유리하게 된 반면, 무대만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영상 업체를 컨소시엄해 참여해야하는 관계로 입찰가 제시에 상대적으로 불리, 일종의 특혜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시각이다.
특히, 영상 중계업체와 불꽃특수효과 등의 업체들은 각자가 축제의 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운영본부가 시스템을 무대, 음향, 조명 등 3개 항목으로 구분, 묶는 바람에 사실상 단독참여가 원천봉쇄되는 불합리한 문제점이 노출됐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도내 무대 업체 가운데 A업체는 무대 장비와 불꽃 특수효과를 보유한 반면에, B업체는 무대와 함께 영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서동축제 무대 공고는 B업체가 상대적으로 유리 할 수 밖에 없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위험한 화약류를 다룸에 따라 국가공인자격증이 필요한 불꽃과 특수효과 등 특수한 업태를 음향 시스템과 묶어 발주할 것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도내 이벤트업체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이와 관련, 도내 이벤트 업계에서는 올해 서동축제 시스템 운영자로 무대에는 영상을 함께 보유한 전주 소재 K업체, 음향은 운영본부 관계자와 절친한 전주 소재 M업체가 사실상 내정됐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벤트 업계 관계자들은 축제관계자 업무특성상 이 같은 도내 이벤트업체들의 장비 보유 현황정도는 기본으로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 특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이벤트 업체는 "지역이 좁은 관계로 이 계통 관계자라고하면 하드웨어 업체 상황을 다 아는 것 아니겠느냐, 서동축제에 참여 안해도 좋지만, (공고를 보면)특정업체들을 고려한 냄새가 나는 게 사실이다"며 "실수인지 의도인지 귀신도 모르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축제관계자와 가까운 아무개업체 얘기가 나오고 있어 들러리서기 싫어 참여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운영본부측 관계자는 “작년에 6개 시스템을 하나로 묶어 발주하자 실제 장비가 없는 기획사들이 낙찰 받은 뒤 여러업체들에게 나눠주는 바람에 시스템 운영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며 “올해에는 이 같은 운영 관리상의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크게 3개 파트로 나눠 분류 발주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본 3개 항목의 업체는 기타 업체와 컨소시엄도 가능하다”고 강변, 당초 운영관리상의 문제로 분리 결정했다는 기본취지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와 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장은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기에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시스템을 일괄발주나 영역이 상이한 업체끼리 묶어서 발주하지말고 무대, 음향, 조명은 물론 영상, 특수효과 및 불꽃놀이까지 영역별로 실 장비 소유업체가 해당 분야에 참여할수 있도록 모두 분리 발주, 운영본부에서 총괄 관리하는 게 예산 절감이나 투명성 등에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 축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무대 연출가 김모(46)씨 “축제 장비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운영본부측 전문가가 직접 모든 시스템을 파악한 뒤 일사분란하게 통솔해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시스템을 모두 분리 발주하는 것이 정석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업체 대표는 "하드웨어를 통으로 묶어 기획사나 광고업체 등에게 넘어가 축제의 질을 떨어지는 것 보다는 분리발주하는 것이 차라리 났다"고 말하면서도, 상이한 업태끼리 묶어 특정업체에 유리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면도 있지만,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말때문에 사람만나는 게 더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또 허술한 입찰 관리도 의구심이 드는 대목.
익산시청 홈페이지에 서동축제 관련해 자원봉사자 모집과 체험프로그램, 홍보물 입찰 등 모든 공모안이 올라온 반면에 투명성 등을 위해 알리는 기능이 절대 필요한 시스템입찰 1차 공모안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빠져 있어 의구심을 낳고 있다.
운영본부는 지난달 20일 이에 대한 입찰공고를 축제 홈페이지에만 게시한 채 시청 홈페이지에는 게시하지 않았다. 이런 탓인지 공모에 참여한 업체는 각 파트별로 1개 업체가 전부. 당연히 복수 경쟁이 안돼 입찰이 무산됐다.
현재 축제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숫자가 일일 수십명 안팎의 소수가 방문하는 것으로 볼 때, 다른 공모안처럼 당연히 일일 수천명이 방문하는 시청 홈페이지에도 입찰 공고를 올렸어야 했다. 하지만 운영본부는 무슨 이유에선지 시청 홈페이지에 이에 대한 입찰공고만 빠뜨렸다. 단순 실수인지, 피치 못할 배경이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자, 운영본부는 다시 5일부터 10일까지 재공고를 실시하게 됐고, 그때서야 운영본부는 이에 대한 공고문을 익산시청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그 마저도 공모 시작일보다 하루 늦은 지난 6일자로 게시했다.
1차 빠뜨린데 이어 2번째 공모는 늦게 올리는 등 다수의 참여를 유도해 최상의 업체를 선택을 하겠다는 경쟁 입찰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등 입찰 관리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처럼 입찰공고 전반에 걸쳐 투명성에 의구심이 드는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운영본부에 대한 지역민들의 신뢰는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한편, 올해 서동축제는 '서동요, 영원한 사랑의 노래'라는 주제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중앙체육공원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