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공직사회가 '사정(司正)' 노이로제에 걸렸다.
인사비리 등으로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는 익산 공직사회가 설상가상으로 ‘공직기강 강화’를 위해 편성된 정부합동 암행감찰반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암행감찰반까지 지역에서 활동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공무원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며 더욱 몸조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 암행감찰반의 타지역 활약상이 언론 등을 통해 공무원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공직사회는 그 여파가 언제 자신들에까지 미칠지 모른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산시청 공무원들은 최근 각종 비리 연루 혐의 등으로 검찰에 줄소환되며 3개월이 넘도록 검찰의 집중포화를 받으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합동암행감찰반 2~3명이 익산시를 돌며 은밀한 감찰 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공직사회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감사원 등에서 착출된 정예요원으로 규모가 600명이나 되며, 각 지자체에 2~3명씩 조를 나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신분과 움직임’을 감찰 대상에게 알리지 않고 은밀하게 활동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위행위를 저지른 공무원을 적발한 경우에도 그 사실을 바로 통보하지 않는데다, 정보기관 등을 동원해 수집한 고급 정보를 바탕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허탕을 치는 법이 없어 공직사회를 초긴장사태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암행감찰반의 기습은 고위공무원의 집무실과 책상까지 불시에 뒤져 ‘사소한 선물’까지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의 이번 임무는 근무시간에 술을 마시는 공무원이나 주말·휴일에 골프접대를 받는 공무원, 돈 봉투를 받는 공무원 등을 적발해 내는 것이며, 이 밖에도 고급 유흥주점에 드나드는 공무원이나 2차 성 접대를 받는 공무원들도 주요 감찰대상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감찰에 걸리면 '공직 마감'이라는 말까지 나돌면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검찰 수사에다 암행감찰반까지 활동한다는 소식에 공무원들은 ‘구설에 오를까’노심초사하며, 평소 여유로웠던 점심시간 엄수는 물론 외부인과의 식사자리까지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과 휴일, '암행감찰반'이 관내 골프장을 돌며 공무원들의 출입을 체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돌면서 지역 공직사회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특히, 불시에 책상까지 뒤져 ‘사소한 선물’까지 문제 삼는다는 소식이 언론 등을 통해 전해지자 공무원들은 책상 단속에 나서는 등 감찰반에 대비하는 모습까지 눈에 띄고 있다.
익산시청 한 공무원은 “책상 속에 모임 회비 10만원이 있는데, 빨리 정리해야겠다”면서 “암행감찰반의 취지는 이해 못하는바 아니지만 사소한 선물까지 문제 삼는다는 것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기관의 잇따른 감찰은 공무원들의 주말 여가와 음주 행태에도 변화를 줬다.
공무원들은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탁 트인 필드에 나가 날리고 싶지만 암행감찰이 끝난 이후로 미루자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주말·휴일, 가족과 함께 유원지로 향하는 모습과 나 홀로 등산 및 운동을 즐기는 공무원들도 부쩍 늘었다.
그동안 2차에 노래방이 기본이던 음주 문화가, 저녁시간에 2차는 사양하고 가볍게 삼겹살에 소주한잔으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려는 풍토가 새로 생겨났다.
시 관계자는 “요즘 익산시에는 언제, 어디에서 사고가 터질지 몰라 늘 불안하다”면서 “암행감찰반이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찰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적발 사례가 없도록 공직 복무 기강 확립에 철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