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민주당 익산을 분향소에서 빚어진 소동은 표면적으로는 한 당직자와 시의원 간의 감정싸움에서 비롯됐지만, 이면에는 당직자측과 의원 세력 간의 주도권 갈등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원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당 내부의 세력의 주도권 다툼 전초전이라는 확대해석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번 소동은 조 위원장이 당직자들 의견보다 시의회 K의원과 J의원의 의견을 더욱 신임하면서 그동안 소외받았던 당직자들의 서운함과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역정가에서는 이른바 ‘조 위원장의 오른팔은 K의원, 왼팔은 J의원’이라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는 마당이다.
이에 관련, 한 당원은 “최근 지역 당직자들의 의견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반면, 특정 의원들의 의견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일이 잦으면서 기존 당직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 소동은 이런 누적된 불만과 서운함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으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분향소 현장에서의 한 당직자의 발언도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최측근 당직자가 위원장에게 ‘우리말에도 귀를 기울여 달라’고 서운함을 드러냈다”며, 한 당원이 전한 이 당직자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원장의 최측근에게서 나온 이 발언은 관계상 꺼내기 쉽지않은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그동안 서운함이 얼마나 많이 쌓였는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당직자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반전을 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은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을 공식회의석상에서 노골적으로 표면화하면서 조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민주당 익산을 주요 핵심 당직자 12명은 지난 5일 조배숙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사태가 결국 조 위원장을 등에 업은 특정 정치인들의 무소불위에서 비롯된 것'이라 규정하고 조 위원장의 책임론을 우회적으로 부각시키며, 받아들이기 어려운 ‘특정 의원 출당요구’카드로 압박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당내 분열의 조기 봉합차원에서 출당 조치까지 검토하는 등 합당한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현실적으로 현역 시의원들을 출당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 시각이다.
조 위원장의 입장에선 당직자들의 압박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최측근에서 행보를 함께 하던 최측근 시의원들을 출당시키기엔 정치적인 부담이 너무 크고, 해당 시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는 사면초가 상황에서 조 위원장이 어떤 카드를 가지고 당내 결속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조 위원장의 리더쉽이 심하게 흔들리는 위기상황에서 당내 조직을 어떤 형태로 꾸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치러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