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시민들이 국제 학술대회 등 활발한 민간교류를 통해 그동안 ‘한’으로만 인식돼 왔던 우리의 역사를 ‘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한일 시민이 함께하는 동학농민군 역사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은 지난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진행됐다.
올해 14회를 맞이한 이 여행 프로그램은 매년 가을마다 일본 시민들이 한국을 찾아 동학유적지를 답사하고, 과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일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고 있다.
모임을 이끄는 한국과 일본 대표는 원광대학교 박맹수 총장과 나라여자대학교 나카츠카 아키라 명예교수, 이노우에 가쓰오 명예교수로 이들은 17년 전 시작된 이 모임을 거듭하는 사이 나카츠카 교수는 어느덧 90세가 됐고, 박맹수 교수는 지난해 원광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년 가까이 진행된 뜻깊은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이 모임은 올해 광주무등공부방 회원을 비롯해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들도 참여한 가운데 청일전쟁 첫 격전지인 충남 성환과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인 전북 정읍, 그리고 동학농민혁명의 최대 격전지 공주, 동학농민혁명의 최후 항전지 대둔산 등을 돌아봤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익산 미륵사지 및 왕궁리 유적지와 원광대 박물관을 견학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답사에 이어 한일교류를 목적으로 나주시가 개최한 동학농민혁명국제학술대회가 10월 30일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 열려 관심을 끌었다.
‘한에서 흥으로 승화하다’를 부제로 진행된 이 날 학술대회는 나주시와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이 공동 주관했으며, 그동안 한일시민동학기행을 이끈 박맹수 총장과 나카츠카 아키라 명예교수를 비롯해 홋카이도대학 이노우에 가쓰오 명예교수, 히토츠바시대학 이규슈 교수,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김봉곤 교수 등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동학연구자들이 모여 나주 지역의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했다.
이와 함께, 나주시와 원광대, 한일동학기행시민교류회는 나주 동학의 위상 정립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나주 동학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한 공동 연구 착수 및 한일 양국 시민 교류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박맹수 총장은 “동학 역사 재조명을 위한 한일 공동연구를 나주에서 시작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일민간교류 답사를 비롯해 국제 학술대회 추진 등을 통해 그동안 ‘한’으로만 인식돼 왔던 우리의 역사를 ‘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