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표절논란에 휩싸인 99회 전국체전 성화대. A업체 디자인(좌). 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성화대(우).
오는 10월 익산에서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전의 성화대 디자인이 표절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익산공설운동장에 설치된 제99회 전국체전 성화대가 입찰에서 탈락한 A업체측의 손으로 성화를 떠받치고 미륵사지 석탑을 중앙에 형상화한 디자인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
25일 A업체에 따르면 약 2년 전 익산시가 성화대 교체 사업을 발주했고, 그 후 1년 간 설계용역을 거쳐 다양한 디자인과 설계도를 시측에 제공했다.
당시 디자인은 손으로 성화를 떠받치고 미륵사지 석탑을 중앙에 형상화한 모습으로, 익산의 전통과 역사성을 최대한 살리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공개입찰에는 두 업체가 참여했는데, 결과는 입찰가를 약 5천 만원 가량을 높게 쓴 A업체는 탈락하고, 다른 B업체가 지난해 6월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탈락한 A업체측 디자인과 흡사한 성화대가 시공되면서 문제가 됐다. A업체 대표가 올해 초 익산 종합운동장을 찾았다가 B업체가 만든 성화대가 자신들이 제공한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A업체측은 자신들의 디자인이 도용됐다며 익산시장을 비롯해 관계자 11명을 검찰에 고소하고, 법원에도 성화대 디자인 침해금지가처분 신청도 약 2주전 제기했다.
A업체측은 "우리가 디자인한 성화대가 버젓이 현장에 서 있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며 “이 디자인 저작권에 대해서 조금도 보상을 못 받았으며, 저작권이 침해된 상태이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성화대를 시공한 B업체측은 공사를 주관한 회사인자 A업체와 협력관계인 C업체(설계회사)가 디자인을 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익산시는 설계업체들 소관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시공사에서 공개 입찰을 진행했는데, 참여한 2업체 중 약 5천만원을 적게 쓴 B업체가 선정됐다”며 “디자인은 설계회사인 C업체가 한 것으로 아는데, 관련 문제가 있다면 설계회사와 다퉈야 할 사안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이 익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성화대 디자인이 표절논란에 휩싸이면서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되고, 그 결과에 따라 성화없이 치러질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등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