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오후 2시 웅포면사무소 회의실 안팎은 충혈된 주민들의 숨죽인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민들이 수개월 동안 피해보상을 요구했지만 단 한번도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황제로 군림해 왔던 KPGA 김승학 회장이 이 자리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그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가늠해 보는 주민들은 이번에야 말로 상처뿐인 지리한 대립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웅포관광지지구지정 승인권자인 전라북도는, 지난해 10월 19일 국정감사 이후 웅포관광지개발사업 시행자인 익산시의 미온적인 민원 대응을 더이상 뒷짐지고 구경만 할 수 없다고 판단, 민원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개입을 시작했고, '공사정지 또는 영업정지' 압박을 견디지 못한 웅포골프장의 실질적인 대표인 김승학 회장이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가늠이다.
민봉한 익산시 부시장의 주재로 열린 이날 피해대책회의는, 전라북도 체육진흥과장 등 실무자들을 비롯한 웅포피해대책위 서정호 대표 및 이금자 사무국장, 익산시 실무자, 웅포골프장 이기형 상무이사 등 12명과 주민 등 10여명의 참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석자들은 회의 중간에 발언권을 얻은 한 주민의 논박에서 웅포면민들의 정서를 읽을 수 있었다."김승학 회장님! 지금 피해 주민들이 요구하는 보상은 아주 사소한 겁니다. 웅포골프장 때문에 웅포는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우리 주민들이 자자손손 경작하고 지켜오던 토지를 공공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미명아래 익산시가 수용령을 내려 헐값에 빼앗아 골프장건설업자들에게 줬습니다. 또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도 민.민 갈등을 유발해서 웅포는 다 죽어갑니다. 이에 비하면 지금 주민들이 요구하는 피해 보상은 너무나 사소하지 않습니까?"
주민의 발언은 김승학회장이 회사측의 입장을 발표하던 중에서 였다. 주민들이 요구사항을 테이블에 올리는 과정에서 기업의 기본입장만 되풀이하며 회의를 원점에 맴돌게 하는데 대한 일침이기도 했다.
어쨋든 이날의 회의는 기대했던대로 그동안의 회의와 사뭇 다른 진전있는 회의였고, 나름대로 발파피해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전라북도가 할 수 있는 일을 왜 익산시는 하지 못해 7개월여를 끌어 왔는가"라는 질문에 객관적인 답을 얻지 못해 답답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익산시의 창 웅포피해 민원
웅포골프장조성 공사중 발파로 인한 직접피해에 대해 민간단체가 선정한 기관이 정밀조사를 실시한다는 원칙적인 합의가 도출됐다. 하지만 웅포골프장측이 이사회의 승인 이후를 최종 합의시점으로 미룬 것이 여전히 변수를 안고 있다. 게다가 소음. 분진등의 환경피해조사기관 선정 문제에 대해서는 오는 2월 6일 익산시와 웅포주민.골프장 등 3자가 만나 매듭짓기로 유보한 상태여서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을 기만해 온 익산시와 골프장측이 이번에는 부적절한 상황을 해제할 수 있을지 주목 된다. 소통뉴스는 웅포골프장조성공사에 따른 주민민원발생 이래 익산시와 골프장측의 대응방식을 조명해 보고 상생의 최대공약수를 찾는데 기여코자 한다.<편집자 주>
상- 4자 회의
중- 불신의 싹
하- 최대공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