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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밉보일라…' 촌지관행 여전

신학기 일부교사 노골적 요구…학부모'부담 호소'…교육당국 적발 사실상 '전무'

등록일 2011년03월23일 18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가량이 지나면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촌지 관행이 또 불거지고 있다. 

몇몇 교사들이 촌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학부모들은 자녀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촌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 

학부모 상당수는 그릇된 관행이라기보다 '남들도 하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상황을 부채질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당국은 촌지 수수 근절을 위해 암행감찰 등 감사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암암리에 주고받다보니 적발 건수는 전무한 실정이다.

22일 익산 교육청 등 교육당국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촌지 수수를 적발한 건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촌지를 줬다는 학부모들은 많이 있고, 촌지 부담을 호소하는 학부모들 또한 부지기수지만 수면 밑에서 암암리에 이뤄져 근절되지 않는 형편이다.

이 같은 촌지 제공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녀를 처음으로 학교에 보내는 부모일수록 고민의 강도는 깊어진다.

아이들이 어린 만큼 학교생활 적응이나 학습력 등 교사의 역할이 더욱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큰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A(38)씨는 요즘 초등학교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친구들에게 전화를 자주 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여전히 봉투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기 때문. 더구나 아이의 성격이 활달하지 못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지가 미리 걱정이다.

그는 “교사가 발표도 안 시켜주고, 아무 이유 없이 아이를 차별하는 것 같아 봉투를 내밀었더니 그 다음부터는 확연히 달라지더라는 말을 친구에게 들었다”며 “아이가 생일이 늦어 남들보다 키도 작고, 성격도 내성적인 탓에 교사를 찾아가 보고 싶은데 얼마를 내밀어야 할 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들의 촌지 고민은 더 복합적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기 초면 환경정리로 인해 학부모들이 학교에 찾아가 도움을 주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직장을 다니는 탓에 학교에 한 번 찾아가기가 보통 일이 아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부모 B(39)씨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아이가 먼저 ‘엄마는 한 번도 학교도 안 오고, 나한테 관심도 없지’라고 말을 했다”며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어 몸으로 봉사할 수는 없고, 아이 기 죽이기 싫어서 해마다 학기초면 인사(촌지)를 한다”고 말했다.

이 처럼 학부모들은 자칫 촌지 문제로 자녀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촌지를 제공하는 상황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C(44)씨는 “통상 학기 초에 담임교사에게 인사를 하고 스승의 날 같은 특정일에는 전후를 이용해 선물을 전달했다”라며 “자녀를 맡긴 부모 입장에서는 교사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갑과 을의 관계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촌지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규모 또한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일부 교사들은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화장품 세트나 상품권 등은 촌지로 인식조차 하지 않고 있다.

소위 현찰이 담긴 '돈 봉투'만 받지 않으면 촌지 수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D(41)씨는 “촌지도 받아 본 사람이 받듯이 학교마다 몇몇 교사들이 물을 흐리고 있다”라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교마다 촌지를 밝히는 교사들의 명단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촌지 수수 근절을 위해 상시감찰활동을 전개하는 등 단속과 적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상호 간에 은밀하게 이뤄져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통뉴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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