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종시에 투자하는 기업들을 위해 3.3㎡당 36만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의 특혜성 용지공급 계획을 밝혀 전국 각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익산시가 세종시와 대동소이한 용지가로 분양에 돌입해 익산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 분양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는 정부의 이 같은 세종시 특혜성 정책으로 인해 익산의 최대 강점이었던 산단 용지가격의 경쟁력이 상실돼 의료산단의 기업 유치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가 불가피한 익산 등 지역산단들에도 형평성 차원에서 세종시에 준하는 국고지원과 세금감면 등의 파격적인 조치를 통해 상생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5일 세종시 입주 대기업에 대해 도로·전기·수도·통신 등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원형지(原形地)를 3.3㎡당 36만∼40만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 지자체는 세종시 입주 기업에 대한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 자체가 '다른 지역 내 산업단지 조성 및 기업 유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전국 자치단체의 주요 산업단지는 조성원가에서부터 세종시와는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 산업단지 등에도 세종시와 같은 혜택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세종시로 인해 기업유치 등에 비상이 걸린 각 지자체는 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지방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국비를 대폭 확충하고, 산업단지 등 투자유치지역에 지역기업 및 외지기업 재투자시 세율(소득세, 법인세)을 세종시와 동일하게 부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된 대구시는 세종시와 사업 기능의 중복성을 심각히 우려하며 이에 대한 방지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세종시 특혜로 인해 지방이 피해를 겪는 역효과만큼, 정부가 지방 상생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익산시가 세종시와 비슷한 분양가로 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 내 산업시설 용지 분양에 들어갔다.

7일 익산시에 따르면, 함열읍 다송리 일원에 조성 중인 종합의료과학산업단지 부지 조성 공사가 30%가량 진척됨에 따라 12단지 8만5천여평에 대한 분양을 추진한다.

입주대상 업종은 한국표준 산업분류상 식료품 제조업(10), 음료 제조업(11),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20),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제조업(21),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제조업(27), 연구개발업(70), 보건업(86) 등 8종 업체가 해당된다.

익산의료산단의 분양예정가격은 3.3㎡(1평)당 35만3,120원으로 세종시와의 차이가 겨우 6천여원 밖에 안 난다. 익산시의 상대적 강점이었던 토지가격의 경쟁력이 상실됐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익산의료산단의 분양가가 세종시에 비해 조금 낮긴 하지만 사실상 대동소이하다고 봐야하고, 세종시 입주기업에 추가적으로 지원되는 인센티브 등을 감안할 때 익산의료산단의 용지 분양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게 경제계의 중론이다.

이 같이 정부의 세종시 특혜로 인해 타 지역 경제성장에 미치는 역효과가 엄청난 만큼, 정부는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 즉 세종시에 준하는 지원을 지방에도 함께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산 상의 관계자는 “정부의 세종시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세종시가 다 채워질 때까지 지방은 손 놓고 있으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짚고, “이는 결국 수도권에 이은 충청권 집중을 불러와 국가 불균형이 초래되고, 타 지역 경제성장에도 엄청난 역효과를 끼치는 만큼 정부가 지방에도 그에 상응한 기업 투자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익산종합의료과학산단은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3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현재 공사가 30%정도 진척됐으며, 연간 625억원의 매출과 2천 여 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