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기지국 설치를 놓고 마을 주민들과 이동통신사가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이 설치되면 발생되는 전자파로 인해 암 등 각종 질환이 우려된다며 기지국 설치를 강력히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익산시 춘포면 판문마을 주민들은 지난 10월초부터 마을 앞 300여m 지점 농지에 설치 중인 높이 35m의 이동통신 기지국이 가동될 경우 전자파 노출로 인해 암 등 각종 질환이 우려된다며 10일 농성천막을 설치하는 등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문제의 기지국이 10여년전 인근 신촌마을에 설치됐던 것으로서 그동안 10여명의 신촌마을 주민들이 이곳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암에 걸리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같은 주민피해의 심각성을 의식한 이동통신사 측이 인근 덕실마을이나 신호마을 쪽으로 이전하려다 그곳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지난달부터 판문마을 앞 농지를 임대한 후 주민들의 눈을 피해 주로 야간에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지하고 이전해 줄 것을 요구했다.
마을주민 김모씨는 "판문마을에서 300여m, 이웃 신촌마을에서 불과 400여m 떨어진 곳에서 주민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기지국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신촌마을에서 기지국이 들어선 이후 암환자가 급증한 것이 전자파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만큼, 건강을 염려해 마을에서 1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전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들은 척도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지국 주사업자인 SK텔레콤 전북본부 관계자는 "기존 신촌마을의 기지국이 설치 10년이 지나면서 미관 상 좋지 않고 높이 솟은 탑에서 발생하는 바람소리 등 소음발생 때문에 이전하려는 것이다"며 "기지국에는 전자파 차단시설이 갖춰져 오히려 일반 휴대폰이나 TV에서 나오는 전자파보다도 미세한 양이 측정되고 있어 기지국 전자파로 인한 암이나 각종 질환 발병을 주장하는 것은 억측이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기지국 설치 장소에 대해 주민동의 등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며 "혹시 마을 한가운데에 들어선다면 도의상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성이 있겠지만 이번 기지국의 경우는 상당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정 당국인 익산시 관계자는 "기지국 설치와 관련된 법적문제는 없으나 원만한 문제해결을 위해 그동안 4차례 정도의 양측 만남을 주선해 왔으며 조만간 이동통신사 측 고위책임자까지 주민들과 만날 예정이다"며 "원만한 해결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