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계량기 관리책임이 있는 한국전력공사 익산지사(이하 한전)가 계량기의 고장 여부를 3년 동안이나 인지하지 못해 누락된 수백만원의 전기요금을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한 채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만 전가시켜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한전측은 이 누락분을 납부 종용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의 이해를 구하기보다 오히려 으름장을 놓거나 기만하는 등 상식이하의 막무가내 독촉을 지속해 소비자의 원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익산시 어양동에서 D일식집을 운영하는 L모(41, 여)씨는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3개월째 이어지는 한전 관계자의 막무가내식 전기요금 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마치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다.

L씨는 그동안 매달 고지된 청구서대로 전기요금을 한 번도 밀린 적 없이 꼬박꼬박 납부했는데도, 별안간 한전측이 계량기 고장으로 3년 전부터 요금이 누락됐다며 사채빚 독촉 하듯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경 한전소속 검침원이 L씨의 식당을 방문해 '계량기 고장으로 인한 교체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 불거졌다.

계량기를 교체 하고난 며칠 뒤, L씨는 한전측으로부터 3년 전부터 계량기 고장으로 전기요금이 잘못 청구됐다며 그동안 누락된 전기요금 550만원을 지불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

깜짝 놀란 L씨는 "계량기가 고장 난 것을 어떻게 3년 동안이나 모를 수 있고, 그 잘못을 왜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느냐"고 따지자, "한전 관계자가 '그동안 문이 잠겨 있어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책임회피성 동문서답"으로 강변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L씨를 더욱 기막히게 한 것은 한전 관계자들의 어처구니없는 태도. L씨가 황당하게 청구된 미납금 납부를 거절하자 며칠 후 직원이 찾아와 “(납부하면 가게 장사가 잘되도록) 본인은 물론 지인들을 많이 소개해 주겠다”고 구슬르며 가게 매상을 빌미로 L씨를 기만까지했다는 것이다.

이에 화가 난 L 씨가 “사람을 어떻게 보고 그런식으로 말하느냐”고 항의하자 "그렇게 나오면 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며 으름장까지 놓았다.

한전 측의 막무가내 독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전 직원들은 L씨 가게의 건물주를 찾아가 '한전 법률조항'을 들먹이며 L씨를 대신해 전기요금을 내야한다고 건물주에도 으름장을 놨다. 또 거부하는 건물주에게 "L씨가 입주할 때 지급한 보증금에서 제하면 된다"며 상식이하의 납부 독촉을 집요하게 계속했다.

이 같이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3개월째 이어지는 한전측의 막무가내식 전기요금 독촉으로 인해 L씨는 없었던 우울증까지 생겼다.

L씨는 “매달 계량기의 고장 유무를 점검해 온 한전에서 이 같은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엄연히 자신들의 업무상 과실에 해당되는데도 이를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먼저 과실을 인정한 뒤 소비자의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지 오히려 소비자를 어린아이 다루듯 구슬러 받아내려하는 것은 그야말로 소비자를 두 번 우롱하는 것”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계량기의 기기적 결함은 발생할 수 있는 일로 이로 인해 소비자가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면 당연히 그만큼의 비용을 치러야한다, 법적으로도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