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와 동양건설산업이 제3섹터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부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가시적인 성과없이 1년여를 허송세월하면서 자칫 물거품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투자사의 자금조달 계획 등이 차질을 빚으면서 산단 조성 MOU(양해각서)가 체결된 지 1년여가 넘게 지나도록 사업 추진에 진척이 없는 등 서부산단 조성사업이 사실상 원점에 머물고 있는 것이 이런 방향을 예고하고 있다.
이한수시장과 이길재 동양건설산업 대표가 지난해 9월 30일 함라산단 조성 MOU를 체결한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익산시는 지난해 9월30일 (주)동양건설산업(대표 이길재, 이하 동양)과 제3섹터방식으로 함라면 일대에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제3섹터방식이란 공공부문의 자금부족 해결은 물론 공공과 민간의 협조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MOU 체결 당시 익산시와 동양은 오는 2011년까지 총사업비 1,200억원을 투자해 함라면 신등리 일대 142만㎡(44만평) 부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약정했다.
이 사업의 추진은 동양과 익산시가 공동으로 법인을 설립해 추진키로 하고, 사업비의 10%에 해당하는 자본금은 동양과 익산시가 각각 8:2의 비율로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업무 분장은 동양은 법인설립 이전까지 투자비용 부담은 물론 행정절차에 필요한 서류작성 등의 업무를 맡고, 익산시는 관련법에 따른 행정절차 이행에 협력하기로 하는 등 영역을 나눴다.
추진과정에서 걸림돌도 있었다.
당초 사업예정지였던 함라면 신등리 일대 주민들이 산단 조성을 강하게 반대하면서 양측은 사업 부지를 함라면 금성리와 황등면 구자리 일대(166만㎡(50만평), 1,560억원)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조성 면적과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각각 24만㎡(6만평)과 360억원가량 늘었다.
이처럼 부지 변경으로 사업비가 상당부분 늘긴 했지만 양측은 기본 계획 구상 등을 진행하며 예정된 대로 사업을 추진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동양은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서부 산단 입주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조만간 행정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특히, 오는 5월까지는 투자의향서와 교통․환경․재해 등 3대 영향평가서를 제출한 뒤, 연말까지는 협의 및 인허가를 완료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공사를 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측이 MOU를 체결한지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사업 추진이 거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1년 넘게 사실상 원점에 머물면서 자칫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금융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투자사의 계획이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위축된 금융기관의 투자 기피 현상에 따라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군산에 입주한 현대중공업 입주업체들을 유치하려던 분양 계획마저 여의치 않으면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투자 자금 조달 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3섹터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될 공산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의회 A의원은 "3섹터방식의 사업추진의 성패는 엄청난 규모의 민간기업 투자 의지에 달려있고, 그 핵심은 투자비용의 수익성 보장인데 이윤추구가 최대 목표인 민간기업이 금융자금의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순수 기업자본으로 투자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상호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기 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는 만큼 민간기업은 자금 조달의 타당성 등을 재검토해 안 된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사업 무산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사업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투자사가)금융권에서 자금문제가 해결되면 사업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