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효율적인 행정과 시민참여를 위해 설치한 산하 각종 자문·심의 위원회가 인적 구성이나 운영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등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체위원 중 13%가 2개 이상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심지어 한 위원은 무려 11개 위원회에 소속되는 등 위원 구성부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북도의회 배승철의원에 따르면, 최근 도에서 제출한 산하 위원회 운영 상황을 분석한 결과, 도에서 운영하는 106개의 각종 위원회 중 올해 상반기까지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개최하지 않은 위원회는 39개로 전체 위원회의 37%에 달한다. 또한, 단 한번 열린 위원회도 이와 비슷한 38개에 달했다.
이는 도가 운영하는 72.6%의 위원회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로 부실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정책지원이 요구되지만 이와 관련된 지역경제협의회, 구도심상가활성화위원회와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선정심의위원회, 체육진흥기금운영심의위원회, 민원조정위원회 등은 전혀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구성원의 문제도 심각했다.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위원 902명중 2개 위원회에 중복된 인사가 65명에 달했고, 3개 이상 위원회에 중복된 경우도 49명이나 됐다. 심지어 한 위원이 무려 11개 위원회에 소속된 경우도 있었다.
이는 전체 위원회 구성 인원 중 13%가 2개 이상 위원회에 참여하는 수준으로 인적 구성부터 타당성과 합리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위원회 운영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원회만 있을 뿐 제구실을 못한다는 비판이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도의회 배승철 의원은 “한 번도 열리지 않는 도 위원회가 수두룩하고, 구성원도 특정인이 중복 참여하는 등 구성부터 효율적 운영은 기대하기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며 “그런데도 전북도는 이런 지적을 매년 받는데도 오히려 위원회를 ‘2002년에 88개, ’2004년 93개에 이른 것을 김완주지사 취임 후 106개로 13개 위원회가 늘어나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의원은 이어 “행정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원 중복 선정 문제부터 개선해야한다”며, “특히, 실적이 없거나 활동이 미미한 위원회나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는 조례 등의 개정을 통해 과감히 정리하거나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법시행령 개정안이 10월 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연내에 관련 조례를 제정, 유사․중복 기능을 수행하는 각종 위원회를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