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랜드마크를 구축하는 사업인 호남고속철도건설사업과 KTX역세권개발사업이 국비 확보 문제가 원활하지 못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익산역 착공식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호남고속철도사업은 정부가 조기 개통의 '바로미터'인 내년 예산을 대폭 삭감해 기간 내 완공이 사실상 불투명한 실정이며, 역세권개발사업도 해당 지자체의 국비 요구가 뜨겁지만 정부가 국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당초 입장을 고수해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전국을 1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어줄 호남고속철도사업은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예산 확보를 위해 내년도 호남고속철도 국고 지원 예산을 당초 요구액의 60% 인 2825억원 가량을 삭감, 1단계 사업인 '충북 오송~광주 송정' 구간의 2014년 내 완공이 불투명해졌다.
2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입수한 국토해양부의 '2010년 철도예산(안)'에 따르면, 국토부는 4대강 사업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2010년 철도건설 예산을 전년 대비 29%(4조5873억원→3조2548억원) 삭감했다.
고속철도 건설분야 예산은 철도시설을 담당하는 철도시설공단의 연도별 투자계획에 따른 2010년 요구액 대비 39%(요구 1조1537억원→7075억원)가 감액됐다.
특히, 호남고속철도의 경우, 철도시설공단의 내년도 국고 요구액이 4801억원이었으나 정부는 이 요구액에 41.1%인 1975억원만을 반영하고 2825억원을 삭감했다.
이처럼 내년도 국고 지원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호남고속철도 1단계 사업인 '충북 오송~광주 송정' 구간의 2014년내 완공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KTX역세권개발, ‘국비 지원해야’
역사 주변을 특성화해 지역경제발전을 견인하는 KTX역세권개발사업도 국비 확보 문제로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
정부는 익산을 비롯한 각 지자체들이 KTX 역세권 개발사업의 국비 지원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지만 국비 지원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KTX 경제권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비롯한 법제도 정비, 연계 교통체계 구축지원, 지역 간 특성화 역할 조정 등을 담당하는 반면, 지역별 역세권 개발은 지자체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정부는 각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민간전문가 합동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지역별 정책토론회를 열었으며, 익산지역토론회도 지난 16일 진행됐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KTX 역세권 개발은 정부지원 없이는 사업 추진에 무리가 있다며 국비지원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
실제 익산지역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도 이 같은 요구를 정부에 건의했다.
전북발전연구원 장성화 박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주변 구도심 지역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개발수요 부족에 따른 사업성 부족으로 민자 사업 유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방도시의 재정 여건을 감안해 연계교통시설 등 도시기반 사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을 확대 적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결국 정부에서 지자체의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오히려 각 지자체가 정부에 예산지원을 요구하는 자리가 돼 버린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KTX 역세권 개발에 대한 추진 방향은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으나, 지자체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사업비에 대해서는 정부가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사업추진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시는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KTX 역세권 개발에 대한 정부지원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