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에 이정술씨가 게시한 글.
근무태만한 공무원의 거짓말로 인해 고충을 겪었던 한 민원인이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 게시판에 해당 공무원의 근무 태도를 비난하는 고발성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글의 내용 중에는 일부 공무원들이 실제 야근을 하지도 않으면서 근무한 것처럼 근무시간을 조작한 정황이 증거 자료와 함께 게시되는 등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공무원의 시간외 근무 조작 가능성을 직접 체험한 이 민원인은 다른 공무원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판단, 익산시 공무원 전체의 시간외 근무수당 수령 현황 공개를 요청, 파장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익산시청 홈페이지 ‘시정에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정술이란 이름으로 '익산시 환경위생과 청소과 공무원 근무태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이정술씨는 환경위생과 공무원의 불성실하고 태만한 근무태도로 인해 그동안 겪었던 고충을 장문의 글로서 거침없이 비난했다.
이 씨는 그간 자신이 겪은 고충을 소상하게 적어 나갔다.
이 씨는 6월 중순께 환경위생과 관련해 자신의 허가 취소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담당 공무원에게 찾아가 관련 내용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 공무원은 민원내용의 기간이 지나 폐기처분 해 기록이 없다고 답변을 해 왔다.
이 공무원의 말을 그대로 믿은 이 씨는 이 민원내용을 다른기관을 통해 확인하기위해 전주지방법원을 찾아 대략의 내용을 확인한 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위해 익산시청 담당공무원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그때에도 역시 돌아오는 답변은 ‘기록이 없다’였다.
이에 어떻게 된 영문이지 몰라 더욱 답답했던 이 씨는 결국 고충처리위원회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기로 하고 민원을 제기하기위해 본청 감사담당관실을 찾았으나, 감사부서 직원이 고충처리위 민원 제기에 앞서 1층 직소민원처리를 권유해 이를 따랐다.
그러자 바로 다음날 직소민원담당자로부터 “요청한 서류가 있더라”는 전화가 왔으며, 내용까지 친절하게 안내받았다. 자신이 몇일씩 발품을 팔아도 안 되던 일이 감사부서에서 하루만에 처리 해낸 것이다.
이는 공무원이 서류가 엄연히 존재하는 데도 기간이 지나 서류를 폐기처분 한 것처럼 거짓말로 민원인을 기망한 셈이다.
이 씨는 “민원인 보다 감사 담당관실이 더 힘이 세고 무서운가 보네요, 익산시는”라고 아직도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공무원의 행태를 비꼬았다.
공무원의 거짓말에 속아 갖은 고충을 겪었다는 생각에 참다못한 이 씨는 항의하기 위해 환경위생과에 전화를 걸었으나 담당자는 부재중이었으며, 한 여직원으로부터 ‘담당공무원이 근무한다’ 는 말을 듣고 지난달 16일 오후 6시 30분경 제2청사 3층에 있는 해당 부서를 찾았다. 하지만 황당하게도 “그 담당자가 퇴근했다”는 황당한 말을 들어야 했다. 분명 근무한다는 말을 듣고 방문했는데도 말이다.
이는 그 여직원이 퇴근한 담당공무원이 야근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으로 사실상 시간외 근무수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씨는 황당한 마음에 “여길 오기 전에 통화하면서 근무한다고 해서 왔다”고 항의하자, 옆에 있던 과장이 당황한 이 여직원에게 “빨리 전화하라”고 지시했고, 이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직접 들었다는 것이다.
그 때서야 담당자가 왔고, 이 씨가 왜 거짓말을 해 소중한 시간과 돈 낭비를 시키느냐고 항의하자, 그제야 그 담당자가 사과를 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씨는 “담당자가 민원인에게 조금만 신경 썼더라도 민원인이 이같이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며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본소양을 단순명료하게 표현했다.
▶야근 없는 야근수당 챙기기 의혹 제기 ‘파장’
이정술씨가 정보공개를 통해 받은 6월16일 청소과 초과근무현황. 이 씨가 방문해 목격한 공무원은 3명인데 근무기록에는 12명으로 기록돼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공무원들이 실제 야근을 하지도 않으면서 근무한 것처럼 근무시간을 조작한 정황이 이 민원인에게 포착된 것.
이 씨가 민원에 대해 항의를 하기 위해 이 부서를 찾은 시간이 6월16일 오후 6시 30분경이고 나온 시간이 7시 45분에 나왔는데 그 시간 까지 근무한 사람은 과장과 담당자, 그리고 또 다른 공무원 등 3명이었다. 이 씨가 담당자와 대화를 나눈 1시간 15분 동안 어떤 공무원도 야간근무하러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씨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6월 16일자 이 부서의 시간외 근무 현황 결과를 보면, 이날 시간외 근무를 한 공무원이 12명으로 돼있다. 이 씨가 시청을 방문했을 때 부재중이던 9명의 공무원이 시간외 근무를 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 것이다.
이 씨의 목격과 시청의 기록이 다른 상황으로, 시간외 근무 시간을 조작한 의혹을 사는 대목이다.
더욱이 일부 공무원들의 시간외 근무 조작 가능성을 몸소 체험한 이 씨는 다른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늦추지 않고, 익산시 공무원 전체의 시간외 근무수당 수령 현황을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 씨는 “감사 담당관실에서는 DB(데이타 베이스)를 열어서라도 철저히 감사를 해서 시간외 근무 현황을 익산 시민들에게 하나도 숨김없이 시정에 바란다에 공개 해 달라”고 요구한 뒤, “감사담당관실에 비공개로 민원을 제기하려고 했는데 여기에 이렇게 하는 것이(시민 모두에게) 옳다고 생각 했다”고 게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씨는 이어 “앞으로 익산 시민 여러분들도 오후 6시 넘어서도 민원을 보고 해결 할 수 있으니 지체 말고 청사에 찾아가라”고 시간외 근무 수당을 수령하는 공무원들의 성실 근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해당부서인 환경위생과는 홈페이지 답변을 통해 ‘출장중, 저녁 식사중’이라고 강변, 세간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귀하와 통화한 직원의 '근무시간'이라는 말은 담당직원이 퇴근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였으며, 귀하가 방문했을 당시 담당직원은 출장 후 퇴청 중이었다”며 “귀하가 방문하신 시간에 직원이 적었던 이유는, 일부직원의 민원처리 및 인근 식당에서의 저녁식사 중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민연대 한 관계자는 “일부 공무원들의 불성실한 근무태도가 이한수 시장의 고객 만족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시간외 근무도 물론 출장과 식사 등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만 변명성 짙은 당위성을 내세우기 전에 공무원들 스스로가 떳떳한지 자신의 모습을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 보라”고 공직자가 갖춰야 할 기본 양식과 도덕성을 빚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