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A국장이 승진인사과정에서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공무원들은 사활을 건 승진인사전쟁에 여념(餘念)이 없다.
특히 과장급 이상 고위직이 12자리나 예상되는 등 한꺼번에 최대폭의 인사 요인이 생기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승진 등 인사적체가 해소될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당사자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더구나 이번 인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인사’라는 점에 더욱 주목된다.
▶인사요인 ‘최대폭’...행정-기술직 ‘샅바싸움’
익산시의 하반기 인사는 서기관 3자리를 비롯 사무관 7자리, 6급 13자리 등 인사요인이 역대 최대폭에 이르면서 각 직급별, 직렬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6일 현재 익산시의 하반기 인사 승진 요인은 4급의 경우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49년생 이석구 전략산업국장을 비롯 전종만농림환경국장, 황영창 상하수도사업소장 등 3자리와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단 신설로 새로 마련되는 서기관급 단장 1자리 등 4자리의 승진 요인이 발생했다. 하지만 공공시설관리단이 올해 하반기부터 폐지됨에 따라 순수 서기관 승진 자리는 3자리다.
당초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단장에는 전문성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공무원으로 충원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도 있다. 현재 인사비리 혐의로 구속된 P국장의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인사 요인이 1자리 더 늘어 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미지수다.
현재 국장급 3자리를 놓고 수면 아래서 과장급인 사무관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기술직과 행정직간의 사활을 건 샅바싸움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이번 인사에서 서기관 승진을 하지 못하면 영영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일찌감치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사무관급의 경우 서기관 승진으로 나온 3자리와 공로 연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2자리 그리고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단 신설로 늘어난 2자리 등 총 7자리가 승진으로 채워진다.
계장급인 6급의 경우도 명예퇴직자 1명을 포함해 인사요인이 13명에 달하는 등 승진인사 폭이 역대 최대에 이른다.
이에 따라 공직 내부에서는 적체가 심한 6급들의 사무관 쟁탈전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7급들의 6급 승진을 위한 뜨거운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인사전망 ‘인사 숨통’...A국장 수사 결과 ‘촉각’
익산시는 사상 처음으로 국장 3명이 동시에 공로연수에 들어감에 따라 승진 인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국장 3자리 모두 직렬이 행정직 자리이지만, 인사 시에 복수직렬인 상하수도사업소장이나 국가식품클러스터추진단장 중 1자리를 시설직에 안배하지 않겠느냐는 관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구속된 P국장이 자신의 불투명한 상황을 고려해 용퇴를 결정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 검찰 수사 상황으로 볼때 미지수인 상태.
또한 이번 인사는 내년 실시되는 4대 지방선거에 대비한 사전 포석의 의미도 담겨 있어 이 시장의 심중이 어떻게 나타날지 승진과 영전 등 낙점자들의 면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낙점된 공무원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현 단체장의 재입성을 돕기 위해 전진 배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구속된 P국장의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는 검찰의 익산시를 향한 인사비리 수사 결과가 사실상 익산시 인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한편, 이번 익산시 정기인사는 6월말께 단행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검찰 수사로 인한 뒤숭숭한 분위기로 인해 7월로 넘겨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