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슴이 답답하고, 믿어지지 않습니다.
서울광장에서 당신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린 지도 10일이 흘렀건만 나의 마음은 아직도 서울광장에 있습니다.
당신의 마지막을 보내며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광장에서 울고 또 울었습니다. 이것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서러워서 울었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서 울었고, 당신을 죽음으로 내몬 자들에 대한 분노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의 연약함에 한없이 울었습니다.
바보 노무현!
당신과 인연이 되었던 지난 8년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갑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둔 2001년 말 당신의 선거캠프에 합류하였지요.
지역화합, 계층화합, 민족화합이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할 유일한후보. 3당 합당 때 김영삼을 따라가지 않고 굳이 힘들고 어려운 길을 택해 부산에서 연거푸 낙선한 노무현을 호남이 모른 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광주경선을 비롯한 많은 경선현장에서 당신과 함께했고, 노무현 후보를 지키기 위해 창당된 개혁당 익산위원장으로 당신과 함께 했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되었으니 지난 8년간 당신은 내 삶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바보 노무현!
이제 당신의 죽음을 더 이상 슬퍼만 하지 않겠습니다.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의 지적처럼 당신의 죽음은 죽음 그 이상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다 이룬 예수처럼 당신도 죽음으로써 너무도 크고 고귀한 것을 이루었습니다.
사정기관을 활용한 치졸한 정치보복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증거 하였습니다. 언론이 특정 정치인(세력)을 매장시키기 위해 온갖 편파, 왜곡, 거짓보도를 하는 흉기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법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의 중단 없는 전진을 증거 하였고, 향후 10년 이상 수구보수 방향으로만 갈 것 같은 퇴행적 역사의 수레바퀴를 멈추게 하였습니다.
원칙과 상식의 나라!
지역 차별과 학력 차별이 없는 나라!
울고 있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나라!
남북이 하나 되는 나라!
이제 당신이 꿈꾸어 온 가치와 소망은 나의 소망이 되었고 이 민족의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나의 사랑 노무현!
이제 진정 보내드리려 합니다. 고통도 없고 슬픔도 없는 곳으로 당신을 보내려 합니다. 비록 당신은 가실지라도 당신의 숭고한 뜻은 수많은 당신의 사람들에 의해 계승될 것입니다.
부디 편안히 가십시오.
당신을 사랑합니다.
김상기(010-5153-5631)
개혁당 익산 위원장(전)
공의정치실천시민연대 상임위원(현)
익산미래발전포럼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