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에 통보한 불법 폭력시위 관련 단체 명단에 익산지역 7개 단체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이 규정한 폭력시위 단체에 폭력시위와는 거리가 먼 익산참여자치연대와 익산환경운동연합, 익산솜리생협 등 순수민간단체들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명확한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폭력 낙인을 찍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12일 민주당 조영택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입수한 '2008년 불법 폭력시위 관련단체 현황 통보' 공문에 따르면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 관련 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원 제한'과 관련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한 익산 7개 단체 등 전국 1842개 단체를 불법 폭력단체에 포함시켰다.
불법 폭력시위 단체에는 참여연대와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ㆍ사회단체가 망라돼 있고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 등 정당, 한국기자협회, 기독교ㆍ불교ㆍ천주교 등 각종 종교단체도 포함됐다. 심지어 현역국회의원인 천정배 민주당 의원실도 포함됐다.
익산지역에서는 익산시농민회를 비롯해 민주노총 익산시협의회, 전교조익산중등지회, 전교조익산초등지회 등 7개 시민사회단체가 이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폭력시위와는 거리가 먼 익산참여자치연대와 익산환경운동연합, iCOOP익산솜리생협 등 익산지역 대표적 시민단체가 명단에 포함돼 ‘불법폭력 단체'로 낙인 찍혔다.
경찰청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해당 단체와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무시한 반 민주적 행태"라며 비난하고 있다.
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시민운동의 특성상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자신들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폭력단체 낙인을 찍는다는 것은 모든 시민ㆍ사회단체 활동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나 다름 아니다"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순수 민간단체들을 명확한 근거도 없이 폭력 단체로 폄하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솜리생협 한 관계자는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없애려는 노력은 시민단체가 해야 할 당연한 시민운동"이라며 "경찰이 어떤 단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불법폭력을 행사했는지 근거도 대지 않고 무조건 불법폭력단체 꼬리표부터 붙이는 태도는 그야말로 무책임한 반민주적 행태"라며 분개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 관련 단체에 대한 현황 파악은 연례적인 일이고 불법 폭력시위로 구속된 이들이 포함된 단체와 그 참여 단체를 포괄적으로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불법폭력시위 관련단체에 대해 보조금 지원을 제한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일부 단체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