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산증인인 백선엽 전 육군참모총장이 12일 원광대를 방문해 군사학부 및 ROTC를 비롯한 일반 재학생과 교직원 등 300여명을 대상으로 ‘내가 겪은 6.25전쟁과 한미동맹의 역사’란 주제로 호국안보 강연을 벌였다.
이날 강연은 장래 국가안보를 책임져나갈 예비장교를 비롯한 젊은이들에게 국방과 국가주권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원광대 국사학부가 마련한 것.
백 장군은 이날 강연회에서 6.25 전쟁관련 사진과 그 당시 남북군사력, 전투상황, 한미동맹 관련자료 등을 바탕으로 전쟁 경험담과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알리고,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방지를 위해 국방력을 포함한 국가의 제반 안보능력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1948년 4월 통위부 정보국장 겸 국방경비대 총사령부 정보처장에 보직되어 정보국장으로 재임하면서 직책상 좌익세력이 주도했던 제주 4ㆍ3사건과 여수ㆍ순천 반란사건의 진압에 깊이 관여해 반란사건 진압 이후 벌어진 전국적인 숙군(肅軍 : 군내 좌익세력 제거)작업을 총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를 회고하며, “옥석을 가리기 힘들었던 만큼 무리한 일이 없었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바로 1년 후에 터지는 동족상잔의 대전란을 앞두고 적어도 군내의 좌익조직을 일소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으로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이은 반격작전으로 미 제1군단의 예하사단이 되어 미 제1기병사단과 치열한 경쟁 끝에 평양에 제일 먼저 입성하는 역사의 주인공이 된 백선엽 장군은 평양입성을 눈앞에 두고 “일개 월남 청년이 장군이 되어 1만 5천여 한ㆍ미 장병을 지휘하면서 고향을 탈환하러 진군하는 감회를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며, “그날이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이었다”고 회고했다.
한국군 최초로 육군대장을 역임한 백선엽 장군은 평남 강서군 출신으로 1960년 연합참모본부 의장을 끝으로 군에서 전역해 중화민국, 프랑스, 캐나다 대사를 거쳐 1969년 교통부장관으로 임명되었으며, 충주 및 호남 비료주식회사 사장과 국토통일원 고문, 전쟁기념관 후원회장, 성우회 회장, 6.25 5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현재 는 89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과 2007년에 창립한 육군협회 초대회장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