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장은수
안개깃 감긴 날등 익산 땅 용화산에
휘감아 도는 골짝 두드려 문을 열고
영지 속 서동요 가락 깨우는 정 소리.
한 쪽이 허물어진 제 몸을 감싸 안고
침묵의 돌들이 차갑게 눈을 뜰 때
층층이 쪼개진 가슴들이 목련처럼 터졌다.
저녁놀 철쭉 빛으로 홀연히 스러지고
돌거울에 얼비치는 천 년의 바람이여,
척박한 내 하늘 위에 백제의 달이 차 오른다.
전국 가람시조백일장 대학일반부 장원에 ‘미륵사지’라는 작품을 낸 장은수(서울)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고등부에서는 남성고 3학년 이의관, 중등부에서는 진경여중 3학년 이정수, 초등 고학년부에서는 영등초등 6학년 도민우, 저학년부에서는 3학년 이리부천초등 박태령이 각각 장원으로서 전라북도교육감상을 받았다.
이번 백일장은 가람기념사업회(회장 김제현)가 ‘가람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제1회 가람시조문학제’의 행사로 지난 4월 11일 여산 남초등학교에서 실시하였다.
가람기념사업회는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뜻을 기리고 시조를 보급하고자 하는 단체로 시조시인, 여산 주민, 그리고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 약 1,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회는 여산에 시조문학관을 건립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1회 전국 가람시조백일장 시상식은 4월 30일 솜리예술회관에서 열렸으며, 장원에게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과 상금 200만 원을 부상으로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