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규모에 비해 과도한 수의 대형마트가 입점한 익산시의 경우 지역경제 몰락이 눈에 띄게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 중소상공인 보호에 대한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특단의 대책마련이 절실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익산에는 이미 전문가들이 제시한 적정개수의 2배나 되는 대형마트들이 입점해 있고, 소비만을 부추기면서 막대한 생산재원을 역외로 유출하는 주범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 대부분은 대형마트 입점당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중소상공인 보호’에 관한 이행 협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이 협약안은 공정거래법 위반 시비를 내포해 법적강제력을 확보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녔다.
실제로, 대형마트들은 이같은 맹점을 악용하여 입점 당시에 지자체와 맺었던 협약서 이행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익산시도 예외가 아니며, 그동안 시민들을 비롯한 관내 중소상공인들이 수차례에 걸쳐 대형마트에 협약서 이행을 촉구했지만 마트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대형마트 규제에 관한 법적근거 마련 시급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상위법인 헌법은 지역중소상공인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보장하고 있다.
헌법 119조 2항을 보면,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대형마트의 독과점현상에 대한 지자체의 법적인 규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재래시장도 자구책을 마련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형마트 규제가 시장활성화를 위한 외부 조건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면, 내적으로 손님을 끌기 위한 자구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시대에 걸 맞는 시장현대화 사업을 꾸준히 추진 ▶중소유통기업의 ‘공동 집배송센터’의 건립을 지원하고 지역의 문화성을 유지하는 재래시장내의 ‘야시장 활성화’ 등을 추진 ▶대형마트와 지역 중소업체간의 상생노력의 일환으로 대결구도가 아닌 중소유통점에 대한 대형마트의 마케팅 노하우 전수 등 지역친화 프로그램 마련 노력 ▶고객의 소비패턴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마케팅 능력을 배양하고, 이기주의적인 상인들의 개별행동을 자제해 시장 권역내 ‘스타점포’를 통한 소비자를 적극 유인하는 등의 공동사업 활성화 필요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설치와 더불어 자전거도로 확보 ▶시장접근성과 더불어 지역 중소기업들의 판로와 신제품 테스트 장으로써의 기능 확대 등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자구책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마음이다”라고 말하며, “이를 위해선 시민들을 향한 익산시의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익산시는 관내 중소상공인과 대형마트간의 상생협력촉진을 위해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제5조의2에 근거해 올 1월 중으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할 계획인 가운데, 이한수 익산시장은 8일 본청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협약을 불이행하는 대형마트들에 공무원들을 상주시킬 것을 지시하고 결과에 대한 일일보고를 주문해 주목된다.
대형마트-자치단체 상생, 진정성 담보돼야
대형마트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실로 막대하다. 익산에 입점한 3개 매장이 한 해 동안 역외로 유출하는 1,700억원은 2009년도 익산시 전체예산(7,489억원)의 22.7%를 점유한다. 대형마트 10개가 익산시 정도의 자치단체 재정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꼴이다. 게다가 대형마트들은 자치단체와 상생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기금출현을 약속하는 협약을 체결해 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자유시장경쟁체제하에서 이 같은 협약 자체가 불공정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맹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익산시는 대형마트와 관내 중소유통기업 또는 납품업자간의 상호발전을 이끌어 갈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구성을 이달 중순으로 앞두고 있다. 향후 이 협의회의 활동은 지역경제 회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실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소통뉴스는 대형마트와 지역경제의 상관관계를 짚어보고, 바람직한 상생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코자 한다.<편집자 주>
글싣는 순서
상. 대형마트 폐해
하. 방향성